盧대통령 ‘정상회담 가능성 낮다’ 발언 의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3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것은 현재의 남북관계 및 한반도 환경을 감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지난 7월 이후 탈북자 대규모 입국과 김일성 주석의 10주기 조문 불허 등을 이유로 남북 당국간 회담이 공전하고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담긴 발언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대통령의 언급은 객관적 조건과 환경에 대한 판단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지만 역으로 정상회담 개최를 억누르는 그같은 조건들의 타개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빅카드를 추진하기에 쉽지 않은 만큼 우선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2000년 정상회담은 남북관계가 전무한 가운데 최고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갑작스레 만들어졌다면 남북관계가 굴러가는 현시점에서 열리는 제2차 정상회담은 당국간 협의틀 속에서 만들어져 나가야 하기 때문에 과정과 환경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선(先) 남북대화구도의 복원이 중요하고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조건과 환경의 마련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가 응한다면 주제에 관계없이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며 “회담의 가능성이 있으면 적극 제안할 용의도 있다”고 말해 정상회담 개최의 출구를 열어뒀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정상회담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남북관계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정상회담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협력의지에 의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정부는 올해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경제협력 아이템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규정한 가운데 정부는 남북간 농업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관계를 짓눌러온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적인 중재노력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한편 노 대통령이 “물건도 계속 사자고 흥정하면 값이 비싸지듯 가능성이 낮은데 자꾸 목을 매면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말한 것은 최근 국회와 학계 등에서 정상회담 추진설이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쐐기를 박은 것으로 이해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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