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군사분계선 넘을때 北 영접 인사는 누구?

노무현 대통령이 내달 2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육로로 방북하는 길에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는 것으로 확정하면서 MDL 현장 북측에서 어떤 인사가 대통령 일행을 영접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노 대통령은 방북 당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순간부터 MDL을 넘을 때까지 전 과정이 TV로 생중계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에 있는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지나 2.7㎞ 떨어진 MDL까지 차량으로 이동, 분계선은 걸어서 넘는다.

MDL을 넘어서 북측 지역에 들어서면 북측 인사가 노 대통령 영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나오는 북측 인사가 누가 될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MDL 북측 지역이 속해 있는 개성시의 김일근 인민위원장이나 황해북도 리상관 인민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평양행에 평양-개성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데다 귀환길에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에 개성시 인민위원장이 적격자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외교 관례상 국가 정상을 영접하는데 시·도 인민위원장이 나오는 게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외국 정상을 영접할 때 외교부 장관이 나서기도 하기 때문에 박의춘 외무상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은 남한을 여전히 ‘미국의 식민지’로 규정하면서 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시켜야 할 대상이지 외교 상대로 인정하진 않고 있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또한 북한 외무상은 북한 내부 권력 서열에서도 한참 밀려 있고 대남 사업의 카운터 파트도 아닌 점을 볼 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중앙’에서 거물급 인사가 직접 MDL 현장까지 내려올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정부 안팎에선 적어도 정상회담 성사 주역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정도는 내려와 노 대통령을 영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북한 헌법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거론된다. 그러나 평양 입구에서 김영남이 참석하는 공식 영접행사가 예정돼 있어 그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진다. 외교적으로 볼 때 김영남이 나오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노 대통령을 예우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다.

물론 노 대통령이 MDL을 넘는 장면이 전 세계 생중계 되는 점을 들어 김정일이 깜짝 등장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경호·의전 상 문제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당시엔 김정일이 ‘동방예의지국’을 거론하며 연장자인 DJ를 직접 평양 순안 공항에서 영접했다. 그러나 이번엔 공식적으로 김정일이 4살이나 위다. 또한 노 대통령이 전용 차량을 이용해 방북하기 때문에 개성에서 평양까지 이동하는 데 약 3시간 가까이 공백이 생긴다는 점도 그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전희정 국방위원회 외사국장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 외사국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을 기내로 찾아가 맨 처음 영접한 인물이다. 우리식으로 청와대 의전비서관격인 전 외사국장이 나올 경우 사실상 ‘가이드’와 같은 실무적 의미 이상을 찾기 어렵다.

아직까지 MDL 현장에 북측에서 어떤 인사가 나올지 점치기는 이르다. 그러나 MDL 북측에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을 대하는 김정일의 인식 수준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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