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HEU핵프로그램, 北 확보한 것보다 더많은 장비.기술 필요”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2일 북한이 아직 우라늄농축(HEU) 핵프로그램을 통해 핵무기를 확보했거나, 확보할 수 있는 기술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미국과 북한은 향후 6자회담에서 북한의 HEU 핵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논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대표적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 “우리(미국)는 북한이 HEU프로그램을 위한 장비를 구매해왔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나도 그런 정보를 봤고, 많은 국가들도 그런 정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HEU 프로그램은 복잡한 프로그램”이라면서 “북한이 실제 구입한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북한이 이미 확보했는 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당한 기술을 요구한다”고 밝혀 북한이 HEU프로그램을 이용한 핵개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2002년 10월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HEU 핵프로그램 추진을 이유로 북미 제네바 합의를 더이상 이행하지 못하겠다며 파기했다는 점에 비쳐볼 때 힐 차관보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의 HEU 프로그램 위협에 대한 기존 평가에서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힐 차관보는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구입한 장비들에 대해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고, 북한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 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6자회담에서 북한 대표들과 만날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고, 서로 만족스럽게 해결되도록 한다는 생각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가도록 노력할 의사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이(HEU 프로그램) 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미국을 비롯한 5개국은 `2.13 합의’후 60일 이내에 북한에 5만t의 연료를 공급할 것이며 이후 북한이 폐기할 핵프로그램의 완성된 리스트를 제출하고 흑연감속로 및 재처리시설 등 모든 핵시설을 불능화시키는데 합의하면 95만t의 연료를 추가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힐 차관보는 `2.13 합의’에서 60일 이내에 이행키로 한 것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으로 가서 북한 외무상 등 6자회담 참가국의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6자 장관회담’이 오는 4월에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힐 차관보는 6자회담과 병행해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논의가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 당사국간에 진행될 것이라면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는 문제는 복잡한 문제지만 이 문제에 대해 이미 많은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반도 평화체제는 주한미군은 물론 주일미군을 포함한 미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지역에서 이런(평화체제 전환) 문제들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 `선(先) 한반도 비핵화’를 역설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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