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BDA 이달 해결 희망”…이번엔 정말일까?

미국의 고위 외교당국자들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된 희망적 언급을 잇따라 하고 있지만 북핵 외교가의 반응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BDA 북한자금 송금이 “매우 빨리, 이달안에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고위실무자 회의 참석차 마닐라에 들른 그는 우연히 북한측 대표들을 만났다면서 이런 메시지를 공개했다.

앞서 그의 상관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지난 23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의의 전화통화를 한 자리에서 BDA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해결의 최종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언급했다고 미국의 고위 소식통이 전했다.

그런가하면 대북 금융제재의 사령탑으로 볼 수있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23일 미국과 중국간 전략경제대화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적을 위해 BDA 동결자금을 기꺼이 송금.중계해주려는가’는 질문에 “그렇다”고 화답했다.

이렇게 보면 BDA에 대한 제재를 한 재무부에서부터 대북 협상을 전담하는 국무부까지 모두 BDA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고위 당국자를 비롯해서 전문가들은 여전히 밝은 표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베이징(北京)에서 힐 차관보와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가 BDA 북한 자금 송금방안을 전격 발표한 이후 미국 당국자들이 ‘곧 해결된다’는 메시지를 연방 날렸지만 모두 허언이 됐기 때문이다.

송민순 장관은 지난 23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BDA 문제에 대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과 방향은 제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속도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빠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BDA 터널’을 빠져나올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우선 행위주체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선 미국쪽에서 국무부는 물론 재무부, 그리고 법무부가 개입돼있으며, 마카오 쪽에서도 BDA와 함께 마카오 당국, BDA 회장인 스탠리 아우씨 등이 연관돼있다. 여기에 예금주인 북한과 실질적인 행위주체인 중국 정부 등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매우 실무적고 전문적인 분야인 금융문제인 BDA 송금은 자칫 어느 한쪽에서 예기치 않는 일들이 일어나면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될 수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 국무부가 ‘정치적 해법’을 통해 BDA 문제를 풀기로 한 데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미 재무부 실무관료들이 ‘불이익 면제 보장’조치와 관련해 매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BDA 북한자금 중계의지를 밝힌 와코비아 은행의 실체가 언론에 공개된 것도 미국 재무부 강경파들이 개입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6자회담과 BDA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미국측이 바꾼 것이 잘못이었다”는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으나 ‘뒤늦은 반성’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미국이 BDA 문제 해법도출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으며, 일단 그 과정을 지켜보되 ’심리적 시한’에 해당되는 내달중순에는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남북장관급 회담과 쌀 차관제공 문제 등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더이상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면서 북미 양측사이에서 독특한 역할을 할 수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정부내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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