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힘든 과정에 인내심과 끈기 가져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사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가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힘든 과정임을 이해하는 만큼 조금 더 인내심과 끈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저녁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과 만난 힐 차관보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힐 차관보의 인내심 관련 발언은 최근 북한의 신고 지연에 따른 미 국무부의 답답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핵 협상이 냉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 조건에서는 성실한 신고를 촉구하는 발언 이외에는 북한의 행동을 촉진시킬만한 다른 수단을 동원하기 어려운 상태다.

힐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미국에 설명한 신고내용에는 핵계획이나 핵시설 면에서조차 모든 것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이 핵계획 신고를 부분적으로만 하려고 하고 있다”며 “부분적 신고는 아예 신고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북한의 핵계획 신고가 완전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또한 “북한이 제대로 신고할 준비가 되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완전하고 정확한 핵계획 신고가 확인되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 위한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북한이 기한 내 완전한 핵신고 이행을 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고 대상인 핵프로그램 중 일부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를 꺼리는 사안일 것”이라며 “아울러 북한이 선천적으로 투명성을 꺼린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앞서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이 “75% 정도 완료됐다”고 밝히고 북한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위해 관련국과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편, 힐 차관보는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8일 서울을 방문한다.

힐 차관보는 8일 오후 천영우 6자회담 대표와 만나 6자회담 진전방안을 논의하고, 10일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서 북핵문제와 한미 FTA 등 양국간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힐 차관보는 한국 방문 뒤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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