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협상 실패시 美 차기정부 골치”

북한, 이란, 시리아 등 미국의 적대국들이 미국 차기정부의 외교정책이 부시 행정부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시간끌기를 하며 외교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4일 보도했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핵협상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부시 행정부 내에서 점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국무부 관리들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존재 및 신고 여부, 시리아와의 핵협력 문제를 말끔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국무부 관리들은 만일 힐 차관보가 협상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차기정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북한의 도전에 집권초부터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비확산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 관리는 “북한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걸 얻어내기 위해 노력한 뒤 시간을 끌 것”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더 나은 거래(딜)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 경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이란, 시리아 등에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펼 것이라고 공약하고 있는 것은 물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북한과 시리아에 대해 강경노선을 견지할 것이라고 하지만 매케인 외교정책의 어젠다는 부시 정책과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당장 이란과 시리아의 관리들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지 여부는 미국의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최근 미국의 제재가 가해진 시리아의 경우, 부시 대통령의 후임자가 될 후보와의 직접대화를 통해 파고를 잠재우려 하고 있다.

미국의 적성국은 아니지만 인도와 미국 사이에 핵협력를 강화하는 문제도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미국과 인도는 2년전 미국이 핵연료와 기술을 인도에 제공하는 대가로 인도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적 감시를 확대하기로 합의했으나, 인도 공산당의 반대로 국회의 비준동의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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