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컵에 물이 넘치면 뒤집어지더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측이 당초 베를린 접촉에서 합의됐던 것 이상을 요구하자 물이 넘치면 뒤집어 지는 한국산 도자기 컵을 예로 들며 북한측을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AP에 따르면 한 미 행정부 관리는 “북한이 베이징에 도착할 당시 한미 합동군사 훈련 중단을 포함한, 일련의 추가적인 요구들을 제시했다”고 말하고 이에 힐 차관보는 북한측에 자신이 선물로 받아 사무실 책상에 놓아 둔 한국산 도자기 컵 이야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김계관 북한 외무상 부상에게 이 컵에 물을 꽉차게 담으면 넘치면서 뒤집어져 결국 컵에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뒤 북한측은 협상에서 설득력있는 숫자를 제시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100만t의 에너지 원조로 낙착을 보고 북한 지도부의 재가를 구했다는 것.

힐 차관보는 전날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등의 대가로 막대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협상 타결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자 “외교에서 마술이란 없다. 모자 속에서 토끼를 꺼낼 수 있는 건 모자 속으로 그 토끼를 집어넣으려고 아주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며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 비유에 남다른 감각을 과시했었다.

한편, AP는 익명의 관리들의 말을 인용, 북미 양측이 베를린 회동에서 북한의 핵시설 폐쇄 등의 대가로 미국이 방코델타아사아(BDA) 금융제재 문제를 30일내 해결하기로 약속한 것이 이번 협상 타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면서 “북한은 BDA 금융제재와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의 불만에 직면해 있었고, 이라크의 수렁에 빠져있던 미 행정부는 ‘성공 스토리’를 원했었다”고 타결 배경을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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