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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달 초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한다.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3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힐 차관보가 4일 워싱턴을 출발해 하와이를 거쳐 7~8일 도쿄, 8~10일 서울, 10~11일 베이징, 11~12일 모스크바를 각각 방문한 뒤 12일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힐 차관보는 6자회담 참가국 관리들과 6자회담 진전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힐 차관보는 평양을 방문할 계획은 없으며 현재로서는 북한 관리들과의 회동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번 순방에서 참가국 대표들에게 북한이 불능화 속도를 늦추고 핵 신고를 지연시키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추가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UEP나 핵 신고 문제에 대해 기존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어 신고 미 이행을 대비한 압력 수단도 준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힐 차관보는 미국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북햅 협상 비관론을 잠재우는 것도 시급한 처지다.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은 벌써부터 힐 차관보를 나이브(naive)한 메신저 취급을 하고 있다.
핵 협상을 담당하는 미 국무부는 불능화 과정이 순조롭고 핵 신고 시한보다는 정확한 신고가 중요하다며 애써 상황을 낙관하지만,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가 지난 7년 거쳐서 북한을 다뤄왔던 경험을 비춰볼 때 (북핵 신고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힐 차관보는 이번 방문 과정에서 북한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 없다. 따라서 북핵 진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신고 과정에서 협상을 주도하기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데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힐 차관보는 10일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북핵 협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미국측 입장에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이 당선자는 “신고 시한 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미 국무부 입장과 보조를 맞춘 바 있어 힐 차관보와 별다른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