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무슨 의제 갖고 가나

“실무적인 협의보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전하는데 더 비중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21일 방북과 관련해 이 같이 논평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핵시설 폐쇄.봉인 절차 등을 협의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 대표단의 방북이 26일께로 예정된 상황에서 이뤄진 방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뤄질 북한의 핵시설 폐쇄.봉인 등 초기조치와 관련한 기술적인 문제 보다는 비핵화와 북.미 관계정상화에 대한 양측의 정치적 의지를 확인하는 것을 주된 방북 목적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미측은 힐 차관보의 방북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북.미 관계를 정상화할 의지가 있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재차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 행정부는 현 대통령 임기 중에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할 의지가 확고하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게될 가능성이 높다고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또 미국 입장에서는 2.13 합의가 도출되고도 BDA자금 송금문제를 들어 비핵화 이행을 석달 가량 지연한 북한 측에 비핵화의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또는 비핵화의 결단을 내렸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도 급선무 중 하나다.

이와 함께 힐 차관보가 비핵화에 이르는 과정을 최대한 단축하고 북.미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종의 `중대 제안’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힐 차관보는 지난 18일 서울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 후 “올 연말까지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었다.

물론 힐 차관보가 북한의 완벽한 비핵화를 전제로 달긴 했지만 `연내 관계정상화’란 표현은 외교가에서 예상하는 시간표를 크게 앞당긴 것이기에 그만큼 조기 비핵화에 대한 미측의 의지가 강력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따라서 양측은 북.미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들이기도 한 핵시설 폐쇄.봉인 등 초기조치 이행과 이후 이뤄질 북한 핵시설 불능화, 상응조치 차원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에 대한 세부 일정표도 협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양측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 등 양국 고위급 인사의 교류 `이벤트’에 대해 조율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