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對北조정관 되면 평양행 가능성

미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내정된 힐 차관보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을 재검토하는 대북정책조정관에 내정된 것으로 5일(현지시각) 알려져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책조정관은 미 의회가 발의해 지난 10월 발효된 ‘2007년도 국방수권법’에 따라 신설된 직책으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관련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법에 따르면 정책조정관에 대한 임명을 16일까지 하도록 되어 있다.

정책조정관의 역할로는 안보·인권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벽한 범부처간 재검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타 안보문제에 대한 대북 협상정책 방향 제시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의 지도력 제공 등의 임무를 맡아 관련 부서의 입장을 조율해 일관된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북 협상 창구 역할을 해온 힐 차관보가 정책조정관을 겸임할 경우 그와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상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두 차례 보여줬던 것처럼 중국을 매개로 한 사실상의 미·북대화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불법자금 문제가 불거진 직후인 작년 10월과 올해 6월 등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힐 차관보의 방북을 요청한 적이 있어 그가 정책조정관으로 임명될 경우 미북 간의 직접대화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측 입장에서 힐 차관보의 정책조정관 내정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힐 차관보가 그동안 북한의 입장을 잘 알고 협상에 임했지만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고 이를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전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물급 인물은 아니라는 것.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정책조정관에 임명됐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의 경우 여야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는 물론 의회를 설득하는데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리 전 장관은 1차 북핵 위기인 1994년에 ‘정밀 타격’으로 북한 핵시설을 파괴하는 강경책을 입안했었고, 99년에는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의 핵 포기를 마지막까지 검증하는 과정에서 미·북 수교 등 유인책을 제시하는 ‘페리 프로세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힐 차관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상황에서 정책조정관에 임명될 경우 내년 초에 평양에 파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정책조정관은 90일 안에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하도록 돼있어 그 안에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RFA(자유아시아방송)에 출연, “힐 차관보가 대북정책조정관에 적합한 인물이지만 중요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힘을 실어주느냐”라며 “만일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그는 전권을 가지고 북한과의 협상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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