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北측 신호 볼 수 없어 우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6일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숙제하는 것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들이 이를 하고 있다는 충분한 신호를 볼 수 없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과 조찬회동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미국은 많은 숙제(homeworks)를 하고 있고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조찬회동에 대해 “새로운 것은 없다.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천 대표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며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6자회담 과정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6자회담이 성공적인 과정이고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또 중국 선양 총영사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처리 문제와 관련,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 본부장도 이날 힐 차관보와의 회동 직후 “북한이 회담에 복귀했을 때 회담이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사전에 그 때 다룰 문제를 검토하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니 앞으로 여기에 신경을 쓰자는데 힐 차관보와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사전에 숙제를 더 열심히 해야한다”며 “예를 들면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빨리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뚜렷한 방법은 없고 북한의 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천 본부장과 힐 차관보는 이날 회동에서 힐 차관보의 방중 결과와 최근 북한이 동해선.경의선 철도 시험운행을 갑자기 취소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찬 회동에는 미측에서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우리측에서는 조태용 북미국장과 이용준 북핵기획단장 등이 배석했다.

힐 차관보는 25일 밤 방한한 직후 우리측 전임 6자회담 수석대표로, 친분이 있는 송민순(宋旻淳)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방한 후 만 하루도 머물지 않은 채 이날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통해 워싱턴으로 떠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