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의 ‘우범지대론’

한국주재 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우범지대론’을 내세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인식 차이를 주로 거론한 서울발 기사에서 힐 차관보가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이야기할 때 “화가 난 듯한 모습으로” 이같은 비유를 했다고 소개했다.

힐 차관보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북아,특히 한반도는 과거에 ‘우범지대(high-crime neighborhood)’였다면서 이런 곳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옛날에 자신을 억압했던 이웃보다는)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힐 차관보는 “내가 한국인이라면 우리는 과거 우범지대였던 곳에 살고 있다는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반도에서는 수많은 침입과 전쟁, 심지어 수세기에 걸쳐 민족을 말살하는 전쟁과 곤경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힐 차관보는 ‘우범지대론’을 이야기할 때 “과거에, 아마도 지금은 아니겠지만”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그는 이어 “내가 미래를 바라보는 한국인이라면 나는 스스로에게 ‘멀리 있는 강대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16일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한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를 가정해 ‘중대한 제안’을 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기는 하지만 북한에 관해서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더욱 유화적인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임스는 “한국 정부에게 점점 증대되는 북한과의 유대와 북한에 강경한 미국 행정부와의 동맹 관계를 적절히 관리하는 일은 점점 더 예민한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관리들은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지만 사적으로는 미국의 대북 전술에 대해 중국과 마찬가지의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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