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워싱턴 수뇌부의 뜻을 평양이 거부한 것”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2일 오전 “(협상에) 돌파구가 나타날만한 신호가 전혀 없다”며 “회담은 오늘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18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6자회담에서 핵폐기 관련 조치와 ‘인센티브’에 해당하는 상응조치를 패키지로 묶어 정리한 이른바 ‘공식제안’을 북한측에 전달하면서 ‘워싱턴 수뇌부’의 뜻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회담 초기에는 제안의 내용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면서 본국의 훈령을 받겠다고 했지만 결국 마지막 협의에서 ‘평양의 훈령’에 따라 미국의 안을 받을 수 없다면서 ‘BDA(방코델타아시아) 선결원칙’을 고수했다고 6자회담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자국의 제안을 설명하면서 ‘라이스 장관’의 결재를 받았으며 워싱턴 수뇌부의 뜻임을 수차례 강조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내려는 미국의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제안을 들은 김 부상은 인센티브 내용에 관심을 피력하면서 실무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받은 뒤 본국에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회담 사흘째인 20일부터 북미 회동이 급진전됐으나 21일 두차례에 걸친 협의에서 김 부상은 ‘어쩔 수 없다. 평양으로부터 BDA가 해결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6자회담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 안된다는 훈령을 받았다’고 통보했다.

김 부상은 특히 BDA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6자회담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차기 회담에 불참할 뜻까지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결국 워싱턴 수뇌부의 뜻을 평양 수뇌부가 거부한 것인 만큼 6자회담의 의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회담이 종료될 경우 상황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의장국 중국은 22일에도 북한과 미국간 ‘막판 협상’이 진행되도록 회담을 진행할 방침이지만 북한이 현재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회담은 결국 성과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 차기 회담 일정을 잡는 것도 쉽지 않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중국은 일단 차기회담의 일정을 잡고 22일 회담을 종료할 계획이지만 북한의 입장 등을 감안해 23일까지 회담일정을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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