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오바마, 6者 통해 北 우선 고려할 것”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된 ‘복잡한 동아시아 안보 문제 속에서의 북핵회담’이라는 주제의 강연회에 참석해 “북한은 남한과 ‘(공동의)작업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최근 북한의 대남 비방 및 대결구도에 관해 “북한이 가혹하게 말하는 남한 대통령이 이명박이 처음은 아니다”며 상투적 수법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의 6자회담의 유용성에 관해 “새로운 미국 정부도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을 계속해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청중을 향해 “우리에게 올바른 체계 (framework)가 있나요?” 라고 반문하면서 6자회담이 실효성 있는 메커니즘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북한 위기 사항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6자회담이라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6자회담을 통한 접근 방법이 (북핵 해결에) 옳은 방법이며 더 나아가 이를 통해서 지역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로 상이하며 아주 다른 강점을 가진 여섯 개의 국가를 한데 묶은 것은 아주 힘든 일이지만 우리가 이 문제에 관해 함께 일해 나가면서 우리는 더 거대한 지역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6자회담으로 인해서 중일 관계, 한일 관계, 한중관계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문제 차원을 넘어서서 앞으로는 지역 안보 모델을 제공해줄 메커니즘의 초보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단계별 접근법’의 비효율성에 관해 “이런 방법이 어떤 이들에게는 굉장히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6자회담의 모멘텀은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 방법이 시간을 오래 끄는 것은 당연하다. 그 이유는 우리가 투명성을 별로 높게 사지 않는 국가를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부족해 보이는 나라이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은 강연 말미에 “우리가 만약 북한문제에 실패하게 된다면 이란 문제에 있어서는 한층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이 차기 이라크 대사로 유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