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북 HEU 장비구입 정황증거 있다”

22일 브루킹스 연구소와 아시아 소사이어티, 한국 경제 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간담회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사진)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HEUP)에 ‘깊은 관련이 있는’ 장비를 구입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입한 HEUP용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알루미늄 튜브를 구입한 정황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관련 물질 및 도구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등을 북한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북한이 여전히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협상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HEUP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추후 북한과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힐 차관보는 말했다.

또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구성될 워킹그룹에서 미국과 북한은 테러 지원국 해제 문제와 국교정상화 등 여러가지 아젠다를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힐 차관보는 말했다.

간담회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을 ‘적절한 시기에 진행된 적절한 협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되 이를 이루기 위해 단계적 접근 (step by step)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은 다자간 합의로, 무엇보다 북한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중국을 동참시킴으로써 북한이 합의된 사항을 이행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합의가 과거 제네바 합의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했다.

6자회담 합의문에서 북한이 이미 생산한 플루토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힐 차관보는 적극 해명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을 포함해 총 5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전제한 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우선은 북한이 더 이상 플루토늄을 만들지 못하도록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이 먼저이며 기존의 핵물질을 처리하는 것은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차기 6자회담 및 워킹 그룹에서 기존 핵물질 처리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에 시사한 발언이다.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 힐 차관보는 “이것은 6자회담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한국전쟁 참전국인 미국, 중국과 남북한의 4개 관련국이 앞으로 동북아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힐 차관보는 “미군의 주둔이 동북아 지역의 안보와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가 휴전상황을 대체한다 하더라도 주한미군이 굳이 철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후세 역사가들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건설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했는가 라는 질문에 힐 차관보는 “미국은 동북아와 한반도의 비핵화 및 안보를 중요히 여기지만 한국인들에게는 통일이라는 또다른 목표가 있음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하고, “한미간에 존재하는 약간의 이견들은 충분히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18개월 가까이 계속된 마카오 BDA 은행과 북한의 불법행위를 겨냥한 미 재무부의 조사가 가까운 시일 내에 종료될 것이며 다음 주에 BDA 및 마카오 금융당국과 미 재무부 사이에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힐 차관보는 전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이 제기하는 돈세탁과 위조지폐 제조 등의 불법행위 의혹을 북한이 진지하게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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