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북한 군부 직접 설득 나서나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다음달 3~5일 북한을 방문해 북측 군부 인사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 군부의 저항을 직접 돌파하겠다는 힐 특유의 승부사 근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핵 외교가는 힐 차관보의 방북이 6자회담 트랙의 진퇴를 결정지을 수 있는 핵 신고 문제를 해결하고 내년에 이뤄질 핵폐기 단계 협상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가 군 인사와의 회동을 희망한 것은 현재 진행중인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반대하거나 `속도조절’을 원할 수 있는 북한 군부를 직접 설득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볼 여지가 많다.

실제로 힐 차관보는 그동안 각종 강연과 기자회견 등에서 비핵화를 통한 북한의 국제사회 연착륙에 대해 북 내부에서 반대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었다.

따라서 그의 북 측 군부인사와의 회동 의사 표명은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보유 의혹 해명을 포함한 신고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핵 비즈니스’와 관련된 인사라면 누구든 만나 설득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것이다.

또한 힐 차관보가 `선군정치’를 내건 북한의 특성상 6자회담의 중대 고비인 지금 `협상 일꾼’인 김계관 부상만 설득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힐은 군부 인사들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관계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핵보유국 인정도 받고 관계 정상화도 할 수 있다는 기대에 선을 긋는 한편 관계정상화와 관련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의지가 진정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설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회동의 성사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힐 차관보는 “일정을 짤 김부상에게 달려있다. 그가 유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군부인사를 만나겠다는 제안을 했다”면서 김 부상에게 공을 넘겼지만 결국은 북한 최고위층의 결정과 군부의 의지에 의해 회동 성사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 군부가 지난 7월 한반도 평화문제 논의를 위한 북.미 군사회담을 제안했다는 점을 감안, 직접 평양을 찾은 미 국무부 주요 간부에게서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려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미 고위 외교관이 북한 군부 인사를 만난 사례는 과거에도 몇번 있었다. 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은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회동했고 1999년 5월 방북한 윌리엄 페리 당시 미 대북정책조정관은 국방위원회 국장이던 리용철을 만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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