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방북결정…北 ‘비핵화 복구’ 되돌릴 수 있을까?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을 통해 영변 핵시설을 복구 중인 북한의 행보를 돌려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힐 차관보가 29일 한국을 방문한 뒤 북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의 세부적인 방북 시기나 북측 면담 상대 등에 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현재 북한은 미국이 제안한 검증합의서에 합의를 거부한 채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실행에 옮기고 있어, 힐 차관보는 이번 방북을 통해 6자 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사태 파악과 추가 행동을 막는 데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이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설과 그동안 비핵화에 반대해 온 군부 세력의 동향 등에 대한 의문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에 대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가 사실상 힘들어진데다,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에 대한 논의도 틀어진 마당에 북한이 특별한 양보를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런 기조는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27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뚜렷하게 나타난다. 박 부상은 북의 영변 핵시설 복구 조치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미국은 자기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6자나 조(북)·미 사이에 그 어떤 합의에도 없는 국제적 기준의 사찰과 같은 부당한 요구들을 들고 나오면서 인위적 난관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요구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집어 던지고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교전 일방인 우리만 무장해제 시키려는 강도적 요구”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검증은 9·19 공동성명에 따라 전 조선반도를 비핵화하는 최종단계에서 6자 모두가 함께 받아야할 의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8월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대해 “철두철미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핵 선제공격을 위한 전쟁연습”이라며 “앞에서는 대화를 운운하고 돌아앉아서는 대화상대방을 반대하는 전쟁연습을 벌이는 양면주의적 행동은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현 남조선 정권의 북남 대결 정책의 명백한 증거”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힐 차관보는 지난해 6월, 12월 두 차례의 방북을 통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에게 전달한 바 있다.

특히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 시점은 북한이 재처리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예고한 날짜와 겹칠 것으로 보여, 그의 방북이 북한의 추가적 긴장고조냐 협상으로의 복귀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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