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미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인터뷰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전량 폐기할 경우 미국 단독이나 한ㆍ일 정부와 협력해 대북 지원 패키지 제공 등의 중요한 제안을 할 수 있다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0일 밝혔다.

지난 15일 방한한 힐 차관보는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10시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가진 연합뉴스 회견에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이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밝힌 ’중요한 제안’에 대해 말하면서 “북핵 문제의 조기 진전을 위해 우리의 대북제안도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중요한 제안의 제1단계는 6자회담 복귀 날짜를 정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해 회담복귀 시점을 밝히도록 여러차례 촉구하는 한편 “회담 재개시 미국은 관련국들 모두와 상호존중 및 동등한 분위기에서 협상에 임하겠다”며 ’상호존중’ 및 ’동등함’ 등의 단어도 수 차례 반복, 사용했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 ’정ㆍ김 평양 대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ㆍ김 대화’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아주 긍정적이고 중요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 한국의 외교력이 아주 강력하고 효율적인 것 같다.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꾸준히 추진, 성공을 거둔 것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

— 6자회담 재개 전망은.

▲남북 당국간 대화의 성공으로 6자회담 재개의 전망이 밝아졌으며 이는 한국의 외교력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나는 이를 한국과 미국이 아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생각한다. 이번에 한국 정부로부터 아주 훌륭한 브리핑을 듣게 된 것도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보여주는 징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날짜 확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 우리는 협상을 위한 협상은 원치 않으며 (4차회담에서) 무언가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We don’t want to come to the talks just to talks, but to make a progress).

—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났는데 이들로부터 ’중요한 제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나.

▲일반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아울러 미국도 북핵 문제의 진전을 위해 미국이나 한, 일 등이 북한에 아주 중요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를 늘 기대해왔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중요한 노력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또 북핵 문제의 조기 진전을 위해 우리의 대북 제안을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 미국도 한국 정부의 ’중요한 제안’ 구상 작업에 참여할 계획인가.

▲우리는 관계국들과 평등함과 상호존중을 기초로 대북 지원 작업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이 모호한 태도가 아닌 분명하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한반도에는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지 않나.

— 대북 패키지 구상의 배경은.

▲왜냐하면 일단 우리가 북한 대표단과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회담의 진전 방안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 해결의 조기 진전을 위해 대북 제안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 대북 패키지 구상 시기는.

▲우리는 (단순한) 핵프로그램 동결이나 일부 프로그램의 폐기가 아니라 모든 핵무기의 폐기를 원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다른 당사국들이 근본적으로 대북 패키지 제공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제1단계는 역시 회담 재개 날짜를 정하는 것이다. 7월중 6자회담이 실제로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 중국이 북측에 회담 날짜를 정하도록 권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잘 발휘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다. 신문 제목만이 아닌 청문회 답변 내용을 숙독해보면 내 발언의 취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상호존중’ 및 ’동등함’ 등의 단어를 여러 차례 썼는데.

▲6자회담이 재개되면 미국은 북한을 비롯한 5개국 모두와 상호존중 및 동등한 분위기에서 협상에 임하겠다. 이런 자세를 견지하는 게 협상을 위해서도 좋다.

— 한미 정상회담 후 노무현 대통령이 양국간 1∼2개 이견이 있다고 했는데.

▲정상회담은 아주 훌륭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두 정상은 완전한 합의(complete agreement)를 이뤘다. 우리는 광범위한 쌍무관계에 대해 논의했는데 솔직히 말해 1∼2개의 작은 이견이 있었지만 중요한 문제에는 양국이 완전히 합의를 보았다.

— 1∼2 가지 이견은 ’균형자론’이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에 대한 것인가.

▲(….) 미국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잘 협력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중요한 일들을 협력하면서 해나갈 수 있다.

— 북한이 NPT(핵무기비확산조약)에 복귀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팀에게 핵시설 사찰을 허용한다면, 미국의 선택은.

▲지금 나와 협상을 하려는 것인가?(웃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단 북한이 회담 복귀 날짜를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에 이 문제들도 협상 의제로 삼을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언론을 상대로 ’협상’하고 싶지는 않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