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동북아순방…넘어 회담재개로 이어질까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의 송금 문제로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6자회담 트랙이 미국을 중심으로 갑자기 분주해지고 있다.

미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현지시간 6일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지난 10여일간의 토론을 통해 BDA 북한자금을 돌려줄 수 있는 기술적 해결방안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8일부터 도쿄(東京), 서울, 베이징(北京)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임을 공개했다.

이처럼 그간 BDA 해법 모색에 부심하던 미측에서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BDA 송금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를 두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회담 당국자들은 이에 대해 아직 BDA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12일간의 방중 협의를 마치고 6일 귀국한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가 중국측과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북측에 BDA송금 해법을 제안한 뒤 현재 `OK사인’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이뤄지는 힐 차관보의 3국 방문은 BDA송금 문제의 최종 해결을 모색하는 측면과 송금 후를 상정한 2.13합의 이행 문제를 협의하는 측면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BDA 문제가 마무리 국면이라 볼 수 있는 만큼 6자회담의 모멘텀을 살리려는 목적과 BDA 문제의 최종 해결을 촉진하려는 목적이 다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미측이 마련한 BDA해법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또 마지막 행선지인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양자협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회담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만약 BDA문제가 완결된 상태에서 양자회동이 성사된다면 단순 접촉에 그치지 않고 비핵화를 위한 초기조치 이행 및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협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대로 이 때까지 BDA 문제를 깨끗이 풀지 못한다면 일단 힐-김계관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성사될 경우 송금문제를 놓고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 경우 힐 차관보는 문제 해결에 대한 자국의 의지를 설명하면서 BDA계좌 송금에 대한 집착을 풀고 일단 오는 14일로 예정된 초기조치 이행 시한 안에 행동에 착수할 것을 설득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8일부터 시작되는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담당 보좌관의 방북도 BDA 난국 타개에 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게 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하지만 그와 관계없이 이번 방북단에 6자회담에 관여해 온 백악관 당국자인 차 보좌관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방북단의 서류가방 안에는 BDA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내용도 들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순조롭게 전개될 경우 이 달 중순께 6자회담을 개최, 초기조치 이행절차를 협의한 뒤 곧바로 핵시설 폐쇄조치를 시작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실천으로 옮겨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회담 소식통들은 미측의 BDA 해법에 대한 북측 반응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소식통은 “BDA 송금과 관련, 상황이 진전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지만 아직 미국의 제안에 대한 북한측 반응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결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2.13 합의의 초기조치 이행시한이 오는 14일로 다가왔지만 BDA 문제가 예상외로 장기화함에 따라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 시한에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로선 14일까지 초기조치 이행을 완료하는 것은 어렵게 됐고 이행에 착수하는 것 조차도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런 만큼 시한에 얽매이기 보다는 6자가 우선 회담부터 열어 BDA 변수에 막혀 논의하지 못했던 초기조치 및 후속조치 이행문제를 차분히 논의한 뒤 지체없이 초기조치 이행에 나서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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