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美차관보의 방북 성사될까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그의 방북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현 시점이 북핵 포기와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대원칙이 도출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협상권을 지니고 있는 힐 차관보의 방북은 향후 북핵문제 해결의 이행과정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힐 차관보는 지난 6월22일에도 주한미대사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방북해서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차이점은 당시에는 6자회담 개최 자체도 오리무중이었을 때이고 지금은 큰 틀에서이기는 하지만 일단 회담이 타결된 이후라는 것이다.

우선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22일 그의 개인적인 아이디어 차원으로 ‘추진이 아닌 구상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두 번씩이나 이런 의사를 표명한 점으로 미뤄 단순한 개인의지 차원 보다는 미 정부내에서도 모종의 움직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가 혼재되어 있는 미 행정부 내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감안한다면 백악관이나 미 국무부 내 핵심라인의 교감 없이는 고위당국자의 방북 추진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런 힐 차관보의 의사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을 통해 북한 최고지도부에 전달됐다고 봤을 때 북한이 이를 과연 받아들일 것이냐도 주목거리다.

북한은 6자회담 타결 직후부터 경수로 제공 논의시기를 두고 미국과 충돌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협상을 위해 그의 방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핵폐기와 경수로 제공문제’는 북미간의 문제가 아닌 6자가 논의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논의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우리 당국자의 설명이다.

이 처럼 경수로 문제가 양자 차원의 문제가 아닌데다,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하는 북한과 이를 거부하는 미측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힐 차관보의 방북 실현은 그다지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미 양자간 협의 사항으로 또 다른 한 축의 상응조치인 관계정상화 문제로 의제를 한정시킨다면 힐 차관보의 11월 초 5차 6자회담 전 방북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19일 “6자가 별도로 모여 합의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는 가급적 빠른 시기에 취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논의를 하건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의 방북으로 불거졌던 2차 북핵위기를 푸는 전환점이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낮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고위급 인사들의 방북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힐 차관보의 방북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차기회담 전 북미대화는 바람직하다”며 “성사되면 북핵해결에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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