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NPT 복귀하면 경수로 논의 가능”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면 경수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조선일보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안전장치와 핵비확산에 동참하면 경수로 건설 재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2일 보도했다.

그는 ‘북한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북한이 원자로를 봉인하면 알 것이다. 신뢰의 게임이 아니라 확인 게임”이라고 밝혔다.

미북 워킹그룹의 의제에 대해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또 대량살상무기를 제조하는 국가와 국교 정상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2005년 9월의 핵포기 합의를 빨리 이행할수록 정상화 논의는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중유) 100만t을 다 쓰고 비핵화에 따른다면 다음 단계에서 추가 연료를 공급할 것”이라며 “연료 공급과 비핵화를 연결하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많이 할수록 에너지가 더 많이 공급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핵시설 신고 때 플루토늄을 그램 단위까지 밝혀야 한다”고 못박았다.

북한의 핵불능화 3단계는 무엇이 되느냐는 물음에는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시설’ ‘이미 생산한 플루토늄’ ‘농축우라늄’ 등 세가지가 (해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북한이 에너지에 관심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가급적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북핵폐기 일정에 대해 “3월 19일 이전에 1차 평가를 하고자 한다”며 “이후 60일 되는 시점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들어갔느냐,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끝났느냐, 워킹그룹 협의가 잘 됐느냐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핵 폐기를)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전에 모든 걸 끝내는 게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제시했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지난달 28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추진과 별개로 북한의 ‘슈퍼노트’(100달러 지폐) 위조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이(위조지폐) 문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런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하고 있다. 우리는 핵 타협과 달러 위조를 맞바꿀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