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연말까지 핵신고 전망”…北核 가속도 붙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연내 불능화 이행과 확실한 핵 신고를 촉구하는 친서를 보낸 가운데,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 초안을 연말까지 제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주목된다.

특히, 친서에 대한 김정일의 답신도 기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고착상태에 빠진 북핵 2단계 프로세스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하고 귀국하기 전 경유지인 일본을 방문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7일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회동 직후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 초안을 연말까지는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힐 차관보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와 유사한 형태의 답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고 말했다고 호주의 ‘더 오스트레일리안’이 도쿄발로 보도했다.

힐 차관보의 전언대로 북한이 연말까지 핵 프로그램 신고 초안을 제출하고, 김정일의 답신이 현실화된다면 고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힐 차관보의 기대에 북한이 어느 정도 부합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신고할 플루토늄 추출량부터가 관건이다. 북한은 미국이 분명한 해명을 촉구하고 있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로의 핵 확산 의혹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더 많은 보상을 바랄 가능성과 함께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에 대한 스스로의 불확신 등이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시는 김정일에게 보낸 친서에서 최대한 예우를 보이면서도 숨김 없는 핵 신고를 촉구하는 압박 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올 12월 31일까지 북한이 완전하고도 정확한(complete and accurate) 핵신고를 해달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NYT)는 ▲제조된 핵탄두 수 ▲무기급 핵물질 총량 ▲핵물질 기술 이전 등 미북간 3대 장애물 해결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또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지금 중대 기로(critical juncture)에 서있다”면서 “특히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약속했던)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올 12월 말까지는 의무사항이 완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가 이례적으로 친서까지 보낸 것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추출된 플루토늄 총량, 핵확산 의혹 등에 대한 불성실한 신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페리노 대변인도 “부시 대통령의 이번 친서는 미국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아울러 고립무원의 북한과 새로운 대화 통로를 열 의지가 있음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