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核목록 거의 작성했다는 얘기 들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29일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 초안을 거의 작성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동북아 순방 및 방북을 위해 이날 한국에 도착한 그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신고 초안이) 중국에 전달되고 이후 베이징에서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리면 중요한 안건으로 ‘신고’가 다뤄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월요일(3일)에 방북하면 그 문제를 북한측과 논의할 것”이라며 “신고 대상에는 모든 핵프로그램과 관련된 시설, 프로그램, 물질이 다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문제와 관련, “그것이 지금 진행중인지, 과거의 프로그램인지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며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어느 측도 모멸감을 느끼길 원치 않으며 (UEP와 관련해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며, 관련 장비가 있다면 어떻게 처분할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기 서있는 이 시간까지도 (UEP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없지만 연말까지는 입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도모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서 “북한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북한에는 (미국의) 연락사무소가 없으며 지금 있는 것은 모두 불능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북한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계획이 없으며 북한도 그에 대해 관심 없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완전한 비핵화와 무기급 플루토늄이 완전히 폐기되면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할 준비가 돼 있고 평양에 대사관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힐 차관보는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내 생각에 북한이 신고 목록을 의장국인 중국에 주면 6자 수석대표 회의에서 그것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다음달 8일 6자 수석대표 회의를 개최하는 쪽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2월 3~5일 방북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날 예정인 그는 방북시 김정일에게 전달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왔느냐는 물음에 “어떤 편지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 불능화 참관단과 함께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한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은 29일 북한 핵시설 불능화의 모든 과정이 12월 31일까지 모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영변의 3개 핵시설을 둘러보고 모든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면서 “이번 북한 방문은 매우 유용하고 생산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