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核 신고 앞두고 “UEP 증거있다” 재차 강조

▲ 힐 美 국무부 차관보

북핵 6자회담 ‘10.3 합의’에 따라 북한이 취해야 할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추진에 대한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1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강연에서 “북한은 UEP 존재를 부인하지만 문제는 UEP에 사용될 수 있는 설비나 자재를 북한이 도입한데 대한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라며 관련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북핵 신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5일 방북하는 힐 차관보는 “우리는 북의 UEP의혹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공개된 것만 보더라도, 칸 박사가 북한에 원심분리기 12~20개를 판 것으로 무샤라프 자서전에 나와 있고 고강도 알루미늄관에 대한 정보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29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오늘 여기 서있는 이 시간까지도 (UEP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없지만 연말까지는 입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도모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서 “북한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힐 차관보가 UEP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하는 이유는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 강석주 제1부상과의 면담에서 ‘고농축우라늄'(HEU) 보유 의혹이 불거져 제2차 북핵위기의 원인이 됐기 때문.

당시 제기됐던 의혹은 HEU 문제였으나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언제부터인지 ‘UEP’라는 용어로 대체됐다. 이는 ‘고농축우라늄’의 가능성과 연구용 ‘저농축우라늄’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관련 의혹을 편견없이 규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UEP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이 문제를 돌파할 수 있으며 만약 감추려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는 북이 (UEP와 관련) 무엇을 했는지 인정하고 무엇이 진행됐는지를 해명하고 관련 자재 등을 처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이슈는 그들이 UEP를 가질 의도가 있었냐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그 의도가 중단됐는지, 중단됐다면 어떻게 중단됐는지에 대해 분명히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이 구입한 알루미늄관을 어디에 썼는지 등에 대해 북측과 좋은 논의를 했으며, 연말까지 이 문제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핵 불능화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8월 선양에서 열린 6자회담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사들 보다는 미국 기술자들이 불능화 작업을 진행하기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소개했다.

3일 오전 경기도 모처의 미군 비행장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평양으로 향할 예정인 힐 차관보는 연말을 목표로 진행중인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 현장을 시찰하는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과 만나 현안으로 부상한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집중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힐 차관보는 플루토늄 총량과 UEP 관련 의혹, 핵 이전 문제 등 과거 핵활동 전반이 신고서에 담기거나 ‘증거를 토대로 한 만족할 수준’의 해명이 전제돼야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북한에 주어질 안보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를 앞도고 굳이 방북에 나선 것은 북측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거나 소극적인 해명에 그칠 경우 6자 수석대표 회담의 연내 개최는 물론 테러지원국 해제 등도 어려워지면서 6자회담 국면이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북한이 신고할 리스트가 6자회담의 ‘모멘텀’은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힐 차관보는 북측의 군부 인사들을 만나 직접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줄곧 UEP 관련 보유 의혹을 부인해 왔던 북측이 이에 쉽게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워싱턴타임스는 30일 미국은 파키스탄이 지난 1990년대 북한에 판매한 원심분리기들이 시리아 등 제3국으로 이전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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