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中방문, 北 회담복귀 최후통첩

▲ 26일 베이징에 도착한 힐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중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오늘 한국을 다시 찾는다.

힐 차관보는 이번 한∙중∙일 방문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막바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6자회담 테이블을 걷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만큼 충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데 외교력을 쏟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스콧 매클렐렌 백악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할 경우 우리는 다른 참여국들과 다음 조치들에 관해 협의할 것이나 우리의 초점은 현재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주변국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방문에서 강조하고 있다. 주변국이 회담 재개를 위해 대북 경고와 압박 전술에서 같은 신호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주변국이 보조를 맞추는 형태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대북 경고’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충분한 대가와 보상이 따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는 것.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북한은 자신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도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 장관은 이날 내외신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은 물론 다양한 협의의 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에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한국과 중국의 참여를 요청한 것도 압박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일환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적인 양국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힐 차관보는 27일 밤 도쿄(東京)에서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국장과 만나 북한이 회담복귀를 계속 거부할 경우 논의무대를 유엔 안보리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의 방문 초점은 중국에 맞춰졌다. 힐 차관보는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매우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방문을 통해 향후 북한의 행보를 파악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중국방문에서 6자회담 재개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중국측과 접촉한 뒤 상황을 판단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직은 안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중국측 의견을 충분히 전달받고 미국의 대응 수위도 조절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힐 차관보의 한∙중∙일 3국 방문은 대화만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는 주변국의 인식을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화를 통한 해결에서 무게 중심이 대북 제재로 서서히 이동하게 된다는 것.

미국 정부 관계자가 “힐 차관보의 아시아 방문으로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체제가 갖춰질 것”으로 언급한 것은 미국과 주변국의 향후 행보를 잘 대변하고 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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