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우다웨이 별도 회동 “좋은 협의 있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8일 베이징에서 전격 회동해 위폐 및 대북 금융제재 문제 등으로 인한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의 조기 재개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각각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 부상과 힐 차관보의 회동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토대로 이뤄진 것으로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회동에서 북미 양측은 대북 금융제재와 6자회담 재개에 관한 자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에 관해서는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측은 북한의 위폐 및 그에 따른 대북 금융제재 문제는 6자회담과 별개의 사안인 만큼 이를 별도의 채널에서 논의하고 북한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북측은 이 문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인 만큼 정치적 협상을 통해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날 회동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중재로 이뤄졌으며, 힐 차관보는 우 부부장과 별도의 회동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후 회동을 마친 뒤 워싱턴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공항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북한과의 협의 결과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으며 “중국측과 좋은 협의가 있었다”고만 말했다.

우 부부장도 댜오위타이 입구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으며, 김 부상은 아무런 말이 없이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돌아갔다.

힐-김계관 회동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북미간에 이뤄진 대화인 만큼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이날 회동이 북미 간에 ‘결정’의 자리이기보다는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탐색’의 자리였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차기 6자회담 재개 여부는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 내부의 심사숙고 절차를 거쳐야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에 앞서 지난 해 말 김계관 부상이 선양(瀋陽)에서 우 부부장을 만나 미국이 주장하는 위조달러와 자금세탁 등 북한의 불법행위 증거가 드러날 경우 연루된 인사를 조사, ‘일정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베이징(北京)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제4차 6자회담에서의 ‘9.19 공동성명’ 이행의지를 재 확인하고 북핵문제를 대화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특히 회담에서 “6자회담 과정에 조성된 난관”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회담을 계속 진전시키기위한 방도를 찾는데 중국과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후 주석도 “유관국들과 공동으로 노력해 6자회담 과정이 계속 전진하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일(현지시간)에는 워싱턴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간의 장관급 전략대화와 이달 하순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간의 고위급 대화가 예정돼 있어 차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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