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자오싱 회담 시작…북·중 협의 결과 논의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2일 중국 외교부에서 만나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사태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리 부장은 이 자리에서 전날 있었던 북한과 중국 간의 첫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힐 차관보는 중국의 설득 노력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는지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0일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친선대표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 11일 저녁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첫번째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한·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려다 돌연 베이징으로 되돌아 온 힐 차관보는 이날 리 부장과의 회담에 앞서 숙소에서 만난 취재진에 “중국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직접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리 부장이 우 부부장과 북한측 간에 이뤄진 첫날 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금융제재 해제와 관련, “돈세탁은 액수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절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불러들여 북한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 등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설득 노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그럼에도 “내가 여기 얼마나 머무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해 하루 이틀 사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경우 다시 경색 국면으로 빠질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일본이 제출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지지하는 미국, 영국 등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은 중국의 요청에 따라 결의안 표결을 재차 연기한 상태다.

힐 차관보는 “우리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표결을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와 6자회담 복귀, 9.19 공동성명의 이행 재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북한 친선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반도 정세에 긴장상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