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김계관 회동 가능성…核신고 급진전?

미국과 북한이 내주 동남아시아의 한 도시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 대표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북핵문제의 진전이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북간 회담 장소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나 북한 공관이 있는 쿠알라루푸르, 싱가포르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과 북한이 겉으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여진다”며 “핵 신고 내용에 대한 의견을 최종적으로 조율 중이지만 조만간 회동을 거쳐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달 ‘제네바 회동’을 통해 서로간의 입장을 전달하고 이후 뉴욕채널 등을 통해 입장차를 좁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핵 신고 내용에 대한 최종문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회동이 성사된다면 일단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은 다시금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시종일관 부인하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어느 수준에서, 어떤 형식으로 합의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북한은 뉴욕채널 등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회동이 성사된다면 북한이 핵 신고서에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UEP와 시리아와의 핵 커넥션 의혹 항목을 포함시키는데 접점을 찾은 게 아니겠냐는 것.

미국은 그동안 핵신고의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비밀신고’ ‘분리신고’ 등을 포함한 간접신고 방식을 제안했고, 북한은 이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국인 중국은 ‘상하이 코뮤니케’ 방식의 신고방안을 제안, 미∙북 양국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 같은 간접신고 방식에 북한이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UEP와 북-시리아 핵 커넥션 의혹 부분에서 미∙북 양측의 입장이 맞서 최종 문안 작성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진통이 예상된다.

UEP개발 의혹과 관련, 파키스탄으로부터 구입한 원심분리기와 러시아 등으로부터 밀수한 알루미늄관에 대한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 미국은 북측의 성의 있는 해명을 요구해 왔다. 반면 북한은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해왔다.

또한 핵 신고서에 담기는 내용이 3단계 북핵 폐기단계에서 검증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회동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낙관적인 기대를 내놓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고 내용에 따라 북한 군 시설이 모두 검증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그 동안 ‘부인’으로 일관해 왔던 북한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

이와 함께, 북한이 핵신고에 성의를 보인다면 곧바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한 미국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의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지원국 해제는 북한이 지난 6개월 사이에 테러에 관여한 기록이 없고,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반테러 관련 협정에 가입하면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것이 미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미국과 북한이 어떤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합의하느냐에 따라 미국 내 여론과 강경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테러지원국 삭제와 관련, 미 의회에서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미국과 북한이 회동을 하더라도 플루토늄 양에 대한 이견, UEP와 핵 협력설에 대한 입장차로 인해 문안 조정이 쉽지 않겠지만, 국내외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합의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김 연구실장은 “미북이 핵 신고 합의에 이르더라도 ‘비핵화’의 핵심 사항인 플루토늄 양과 기존 핵무기에 대한 입장차가 크다”면서 “비핵화를 위한 3단계 협상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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