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19일 베이징에서 전격 회동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이날 오전 11시40분(현지시각)부터 베이징 시내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양자회동을 갖고, 북한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 ‘10.3 합의’에 따라 작년 연말까지 완료키로 했던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시한을 어기면서 교착국면에 빠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미국은 북한에 대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개발 의혹과 플루토늄 추출량, 핵확산 문제 등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6자회담국들의 에너지 지원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함께, 평양에 있던 김 부상은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힐 차관보를 만나기 위해 이날 비행기편을 이용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검은색 바바리 차림의 김 부상은 이날 정태양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함께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로 답변하고 곧바로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한편, 앞서 워싱턴발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힐 차관보는 18일 “북한은 완전하고 정확한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숙소인 케리센터 호텔에서 “중요한 것은 완전하고 정확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라며 “북한의 의무와 미국의 의무 중 어떤 것을 먼저 이행하는지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자회담 중국 측 신임 수석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허야페이(何亞非) 부장조리와 회동을 갖고 6자회담 재개 방안과 북핵 신고 문제 등을 협의했다.
또한 힐 차관보는 25일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 차 동북아를 순방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스케줄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