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김계관 베이징 회동서 日납치자 문제 협의”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는 27-29일 중국 방문 기간에 북한 측 파트너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핵 신고 협의의 마무리를 확인하는 동시에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북일 간 현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미국 정부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는 조치를 의회에 통보하는 것을 계기로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25일 “베이징 북미 회동의 주의제는 북일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면서 “특히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해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힐 차관보는 최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일본 측이 제기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한 ‘관심과 우려사항’을 김계관 부상에게 전달하고 ‘전향적인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일본은 국내 정치적인 차원에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전체적인 6자회담 진전에 심각한 저해요소로 떠오르기 전에 일본과 북한간의 진전도 도모해주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위해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일종의 패키지 안에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한 것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우방인 일본을 배려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행정부는 북한이 핵신고를 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교역법의 족쇄도 풀어줘야 하는 만큼, 미 의회가 크게 반발하지 않도록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전향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전달했으며, 북한 측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이번 베이징 회동이나 회동이 끝난 이후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모종의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에 따른 상응조치로 1970년 항공기 요도호를 납치해 북한으로 끌고 간 적군파 요원 3명을 일본에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일관계 전문지인 오리엔탈 이코노미스트의 피터 에니스 편집장은 최근 “일본은 납치문제에 관한 지속적인 논의를 위한 틀을 원하고 있다”며 “북한이 (납치자 가운데)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유해를 넘겨준다든지, 적군파 요원을 넘긴다든지 하는 등의 성의표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테러지원국 해제 이후라도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에 제공하는 중유지원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지원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핵 신고서 제출 이후 북핵 협상이 급진전되는 것과 맞물려 납치자 문제를 포함한 북일간 협의도 큰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미 상원이 22일 북핵 6자회담 추진에 필요한 예산 6천800만달러를 승인하고 핵실험 국가에 대한 지원을 금지한 글렌수정안을 북한에 대해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북핵 협상의 급속한 진전을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북일간 현안 협의도 진행돼야 미국내 여론의 뒷받침이 이뤄지는 국면이 될 것며, 이 점을 북한도 잘 알고 있는 만큼 납치문제가 조만간 큰 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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