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김계관 경수로 ‘장외공방’… 6자 영향없나

지난 주 열린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핵시설 불능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던 북.미가 회담 직후 경수로를 놓고 ‘장외공방’을 벌여 배경이 관심이다.

당초 6자 수석대표회담의 돌발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졌던 경수로 제공 문제는 다행히 회담장에서는 거의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회담이 끝나자마자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에 대해 현격한 의견 차를 보이며 맞서고 있는 것.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김 부상이었다.

김 부상은 6자 수석대표 회담을 마친 다음날인 21일 평양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현존 핵계획, 다시 말해 영변 핵시설을 가동 중단하고 무력화하고 궁극적으로 해체하는 것이며 그러자면 경수로가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핵시설 해체를 위해서는 경수로가 건설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적어도 핵시설 해체와 경수로 건설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힐 차관보는 23일 국무부 브리핑에서 김 부상의 발언과 관련,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고 핵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해야만 대북 경수로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해 ‘선(先) 비핵화 – 후(後) 경수로’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북.미 간의 입장차는 2005년 9.19공동성명 도출 직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장외공방’도 그 연장선상일 뿐 특별히 새로운 걸림돌이 생긴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북한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경수로 건설을 핵시설 불능화단계까지는 연결시키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경수로 제공 시기는 9.19공동성명 도출 이후 가장 어려운 이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협상의 대상은 아니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NPT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지어주고 싶어도 기술적으로 경수로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부상의 이번 발언이 향후 본격적으로 경수로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핵시설 불능화 단계에서 경수로가 지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불능화는 폐기의 수순이기 때문에 불능화를 위해서는 경수로 건설에 대한 확실한 담보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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