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생일잔치’ 연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 니야조프 前 대통령

희한한 생일잔치가 있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다.

지난 6월 29일은 구르반구르디 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50세 생일이었다. 국가적 차원의 생일파티가 마련되었다. 생일 선물은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목걸이. 굵직한 금사슬과 보석들로 꾸며져 무게가 1kg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상금 2만불이 주어졌으며, 연금과 봉급 또한 30% 인상되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민들은 실제 대통령의 급여가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 대통령 무하메도프의 전임 대통령은 악명 높은 사파르무랏 니아조프였다. 그는 생전에 40개의 생일 축하 목걸이를 걸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그는 2006년 12월 21일 돌연 사망하였다. 사인은 심장마비.

다만 21개의 목걸이로 만족한 채 그의 21년 독재는 그렇게 마감되었다. 그는 구 공산정권 시절에는 최고회의 의장이었다. 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투르크메니스탄은 1990년 10월 직접선거제의 첫 대통령 선거를 치렀으며 단독출마한 공산당 출신 니야조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방병원 폐쇄’ 니야조프의 엽기적 독재행각

1994년 1월, 1997년까지의 임기를 2000년 말까지 연장하는 국민투표를 실시, 통과시켰다. 1999년 12월에는 총선에서 다시 승리, 의회를 장악한 가운데 의원들의 투표로 ‘종신대통령제’를 통과시켰다.

그의 독재 행각은 북한 김정일에 버금갈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수도와 전국 각지에 자신의 동상을 세웠으며, 금박을 입힌 20m 높이의 금동상은 태양을 따라 24시간 한 바퀴를 움직이도록 해 기상천외한 독재의 발상을 연출하였다.

어머니에 대한 정이 애틋해 1년을 12달이 아닌 8달로 고치고 각 달에 어머니 이름을 따서 달 이름을 붙였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모스크 사원을 건립하는 ‘대역사’도 이루었다.

아픈 사람은 수도로 오라며 수도 외곽 지방의 모든 병원을 폐쇄했다. 보건 개혁의 명분으로 15,000명의 보건 인력을 일시에 해고한 후 자신에게 충성하는 군대를 그 자리에 앉혔다.

의사들에겐 히포크라테스 선서 대신 자신에 대한 충성맹세에 서약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TV 방송이나 결혼식 등에서 ‘녹음 반주’를 금지시켰으며, 심지어 자동차에 라디오를 장착하지도 못하게 하였다.

니야조프 2006년 심장마비로 숨져

그 외에도 사막의 나라에 ‘얼음궁전’을 지으라 명령하는 그의 엽기적 독재 행각은 워낙에 별나고 가짓수가 다양해 셀 수조차 없다.

니야조프는 2006년 미국의 주간지 ‘퍼레이드’가 발표한 세계 10대 독재자에 등극했다. 김정일이 수단의 오마 알 바시르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니야조프는 8위에 랭크됐다.

엽기독재 행각을 이어가던 니야조프는 ‘화무십일홍’이라 했던지 천년만년 갈 것 같던 그였지만 2006년 심장마비로 숨을 다하고 말았다.

구소련의 붕괴는 중앙아시아에 많은 새로운 나라들을 탄생시켰다. 안타까운 것은 그 중 많은 나라들이 공산 독재 시절의 권력을 이어 가거나 다시 장악하며 독재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련 붕괴 후 개혁을 주창하는 세력이 쏟아졌지만 무능과 부패로 이렇다할 성과를 못내자 결국 새로운 독재자를 불러오는 데 빌미만 주고 말았다.

그러나 2000년대 민주화 열풍이 중앙아시아를 휩쓸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루지야의 ‘장미 혁명’,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키르기스스탄의 ‘레몬 혁명 등은 이 지역도 민주화의 흐름에는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말해 준다.

니야조프 만큼이나 휘황찬란하게 생일잔치를 치른 무하메도프 현 대통령이지만, 지난 21년 독재를 극복하고 개혁의 청신호를 발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그는 니아조프 체제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노력하고, 인터넷 카페 개설 허가와 같은 개방 조치와 복지 정책으로는 교육 투자, 연금 개혁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구소련 시절 노동자의 평균 임금 월 90달러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천연가스 부국이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무하메도프 현 대통령 체제도 혁명의 열기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을 각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