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명박 대세론’ 날개는 있나?

▲ 이명박-박근혜의 대립구도가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전개되고 있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경선승리와 대선승리가 장담되던 ‘이명박 호’가 위기를 맞고 있다. ‘경선 룰’ 양보 선언 이후 당심과 민심을 한꺼번에 잡으면서 굳어지던 ‘이명박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이는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 이후 ‘한반도 대운하’ 공세와 도덕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당 안팎에서 ‘지지율 1위 죽이기’가 본격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전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고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섣부른 분석도 제기된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4명의 당 후보가 ‘대운하’에 대해 수질오염과 경제성을 문제 삼고, 여기에 범여권과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세해 이 전 시장을 집중 난타했다. 이 시기 수자원공사는 ‘대운하’ 건설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기도 했다.

또 8천억 원에 달하는 ‘차명재산 보유설’과, 일반투자자에게 막대한 투자원금 손실을 초래한 투자자문회사 BBK의 공동대표설 등이 한꺼번에 제기되면서 정책 견제에 이어 도덕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이어져 대세론이 한풀 꺾이게 된 것이다.

이는 곧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39.9%, 박 전 대표는 28.0%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

또 같은 날 조인스닷컴 조사에서도 1주일 전과 비교해 양 후보간 격차가 12.3%에서 7.1%로 좁아졌다. 이밖에 한국일보의 5일 여론조사 결과는 지지율 격차가 16.2%로 지난 4월26일 20.5%의 차이에 비하면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제자리이거나 소폭 하락세를 보인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소폭 상승한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이 전 시장 캠프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급기야 이 전 시장이 나서서 ‘대운하’와 ‘차명재산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박 전 대표 측을 향해 ‘네거티브 공작소’ ‘범여권 연계설’까지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계속 앉아서 당할 경우 되돌릴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세로 전환한 것.

이 전 시장 측은 10일 “측근을 내세우지 말고 직접 나서 해명하라”며 박 전 대표의 직접 해명을 촉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캠프 내에선 ‘구두경고’에 그치지 말고 ‘행동’을 취하자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X파일’ 카드로 맞받아 치자는 것이다.

“이-박 검증 치열해질 경우 본선 경쟁력 하락 불가피”

박 전 대표 측의 검증 공방도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이 전 시장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자질과 도덕성이 검증되면 박 전 대표가 금세 따라 잡을 것”이라고 예단했다.

애초 정책토론회와 검증 공세를 통해 역전하겠다고 공언했던 박 전 대표 측은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등’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각오다.

양측의 공방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경선 승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에서 박 전 대표 측의 검증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맞불’을 놓기 시작할 경우 양측은 단순히 대선후보 자격에 대한 검증 공방을 넘어 정치 인생 자체를 건 승부가 될 수 있다. 특히, 두 주자의 사생활까지 검증 대상으로 거론된다면 개인적 명예와 자존심을 두고 법정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적 실망이 더해져 누가 승자가 되든지 본선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측의 헐뜯기 검증 공방이 결국 자승자박(自繩自縛)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11일 경선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현행 선거법상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경선결과에 불복해 독자 출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후보등록을 계기로 양 주자간 ‘퇴로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아직까진 경쟁자가 없어 한 동안 두 주자의 거침없는 질주가 계속되겠지만, 검증 결과에 따라 본선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양측은 염두해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