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휴회 결정 美 전문가 진단

북핵 4차 6자회담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회담 시작 13일만인 7일 휴회를 결정한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 원인과 전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휴회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위기상황으로 치닫는 `파국의 전주곡’이 아니라 결렬을 막기 위한 완충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다만 북미가 그간 다양한 접촉에도 불구, 기본적으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휴회기간을 건설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한반도 주변에 또다시 엄청난 먹구름이 몰아닥칠 개연설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따라서 이번 휴회 기간에 한국과 중국, 특히 한국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주조를 이뤘다.

우선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대북담당관은 “뚜렷한 타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휴회 결정은 차선의 결정이라고 본다”면서 “미북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 이제까지의 상황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입장을 재점검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제는 명백히 미국이 기본입장을 바꾸지 않은데 있다”면서 “미국은 첫 단계로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동결하겠다는 북한의 제의를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계속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요구한다면 6자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스 태평양문제 연구소장은 북한의 태도에 근본적인 의구심을 표명했다.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자체 로드맵, 이른바 전략적 결단을 내린 상태에서 회담에 임한게 아니라 미국측의 압력을 피하고 한국 등으로부터 많은 실리를 구하기 위해 전술적 차원에서 임한 것이 휴회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이 지난 6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중대 제안’을 했을 때도 분명히 핵포기를 전제로 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도 이미 언급한 내용을 미국만 문제삼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책임을 씌우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스콧 스나이더 전 아시아재단 서울사무소장은 “이번 휴회 결정이 회담 결렬로 간주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다만 이번 4차 회담을 통해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문제는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극적으로 수용할 것인지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점에서 향후 4차회담 2부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북미간의 팽팽한 이견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미국과 북한 중 어느측이 상대적으로 더 합리적인지 생각,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주장에 대해 한.미.중 3국이 얼마나 통일된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회담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돈 오버도퍼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교수는 “이번 베이징 4차 6자회담 과정에서 미북은 1대1 양자회담을 갖는 등 부시 1기 정부때와는 다른 양식을 보였다”면서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그럼에도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이번 휴회 기간에 북미 양측이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서는 안될 것”이라고 중단없는 협상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북미 양측이 서로 기본 입장에 대해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지 타운대학의 풀브라이트 교환교수인 김판석 연세대 교수는 “북미 양측이 오랜만에 만나 핵문제를 쉽게 풀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면서 “앞으로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겠지만 북미 양측과 회담 참가국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북한은 최근 영국 테러 참사와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 움직임 등 여러 변수를 감안,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결론내리려 노력할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이 전략적 목표에 대해 타협할 순 없더라도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줄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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