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회기 3주간 관전 포인트

중국 베이징에서 장장 13일간 지속된 제4차 북핵 6자회담이 타결도 결렬도 아닌 약 3주간의 휴회라는 방식으로 1막을 내렸다.

이번 회담은 비록 과거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일단 ‘의장성명’이라는 구속력이 없는 결과물을 내는데 그치기는 했지만 과거 1∼3차 회담이 3박4일간 일정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6자회담 참가국들이 약 2주동안 그 만큼 열의를 갖고 노력함으로써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얻은 것으로도 평가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는 7일 “이번 회담은 각측의 입장을 아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필요한 수준까지 의사소통을 이룬 게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 역시 이날 “우리는 이미 많은 공동인식에 달했다. 이는 과거 세 차례의 회담에서 얻어진 것이기도 하고 이 공동인식은 과거 회담과는 비할 수 없는 공동인식이다”라면서 “이미 우리는 ‘만리장정에서 승전을 거뒀다’(만리장정타승장.萬里長征打勝仗)”고 선언했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역시 한반도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정한다는 공동 인식과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을 확인한 것을 이번 회담의 성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회담 참가국들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평화적 핵 이용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넘을 수 없는 간극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3주간의 휴식후 속개될 4차 회담의 제2막의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특히 북한의 참가 여부에서부터 북미 양측의 입장 변화, 그리고 이를 위한 우리측 노력 등이 앞으로 3주간 세인의 이목을 끌게 될 전망이다.

◇북, 4-2차 회담에 참석할 까 = 북측 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회의가 끝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이 해야 할 일은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회담 상대국(미국)은 우리의 평화적 핵 활동권마저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적 핵 이용 마저도 허용치 않는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 탓에 이번 4-1차 6자회담이 결론없이 끝났다는 주장으로, 미국에 이 같은 입장의 철회를 촉구한 것이다.

따라서 3주간의 휴회 기간에 미국측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특히 이번 회담에서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음에 따라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위시한 협상파의 미국내 입지가 줄고 다시 네오콘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북한이 여차하면 4-2차 회담에 불참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북한의 불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 그게 제일 걱정”이라면서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을 경우 생기는 모든 문제는 자신들의 책임임을 분명히 알 것이다”고 지적하고 “북한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북한의 불참 가능성을 우려하기는 이른 것 같다.
김계관 부상은 7일 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앞으로의 회담 진전을 위한 기초를 쌓는 회담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휴회 기간 당사국들과의 쌍무접촉을 적극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자회담 개최전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 재개에 합의했던 것처럼 북미간 쌍무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특히 힐 차관보는 7일 기자들에게 “나는 그(김계관)와 접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정말 알고 싶다”면서 “때문에 우리가 8월 29일 시작되는 주에 다시 만나면 지금처럼 13일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13시간 아니면 13분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 접촉이 원활하게 끝나기 위해서는 우리측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가 깊은 불신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우리측이 이 같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적지않은 역할을 해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측 다른 회담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보인 자세는 정말 그전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변화를 유지하는데 남측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우리측 역할을 강조했다.

◇ 남측 중재 역할,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 무엇보다 8월에는 굵직굵직한 남북간 공동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8일부터 시작될 남북해운협력실무회담을 시작으로 12일에는 남북 군사실무회담, 14일부터는 8.15 대축전 남북 공동행사와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26일부터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까지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모으는 것은 14일부터 시작되는 8.15 대축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앞서 6월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행사에 ‘비중있는 북측 인사’를 보내기로 약속했으며 이에 따라 자신의 측근으로 평가되는 김기남 노동앙 중앙위 비서가 북측 당국 대표단을 이끌고 남측을 방문한다.

남측 정부는 이번 행사가 비록 광복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이를 계기로 북측을 적극 설득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 역시 원만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측은 이와 함께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의 쌍무접촉을 통해 협상 지속의 당위성을 계속 설득해 나가는 한편으로 자칫 네오콘의 입지가 강화돼 미국내 분위기가 ‘6자회담 무용론’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막후 접촉도 활발히 벌이 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약간 뉘앙스는 다르지만 힐 차관보가 6일 회담 휴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바위를 언덕 위로 끌고 왔는데 그 바위를 아래로 굴려 내리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는 등 회담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또 중국의 중재 역할에도 적지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북한에 대해 드러내지는 않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이 회담 의장국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끝내 중국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베이징 현지 외교소식통은 “6자회담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국제외교무대에서 중국의 위 상을 높이려는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경우 중국이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 했다.

8월29일 시작되는 주에 속개되는 4-2차 6자회담까지 이뤄지게 될 남.북한과 중국, 미국 등의 접촉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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