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여건 안되면 주한 공군전력 옮기겠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제37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때 한국에서 공대지사격 훈련 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주한 공군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우리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국방부가 지난 4월 작성, 이날 연합뉴스가 입수한 ’주요 국방현안 참고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10월21일 서울에서 열린 제37차 SCM 때 한국에서 훈련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주한 미 공군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한국에서 훈련 여건을 문제삼아 주한 7공군 전력을 타지역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며 실제로 폐쇄된 매향리 사격장을 대신할 추가 훈련장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공군은 전북 군산의 제8전투비행단(F-16C/D)과 경기 오산의 제51전투비행단(F-16C/D, A-10, C-12)으로 구성돼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훈련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공군전력을 타지역으로 이동해 훈련을 해야 한다는 애로사항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럼즈펠드 장관이 언급한 타지역은 “한반도외 지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당시 회의에서 매향리 사격장 폐쇄 이후 주한 미 공군의 훈련량이 급격히 감소해 조종사들의 기량 및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며 한국측에 훈련장 확보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 훈련장을 미 공군이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현안 자료에서 “특정 사격장(직도 또는 필승사격장)이 매향리 사격장을 대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공동훈련장(필승, 직도)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미군 훈련량을 증가시키지 않고 훈련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직도 사격장의 경우 우리 군은 전체 훈련시간의 80%를, 미군은 20%를 할당받고 있으나 미측은 훈련시간 비율을 더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강원도 필승사격장은 각각 동일한 비율로 이용하고 있다.

미측은 2004년 6월 자동채점장비(WISS)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직도 사격장을 정식 훈련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에 WISS를 설치해주도록 요청, 양측이 합의했다.

우리측은 이에 따라 사업비 28억원을 들여 오는 8월말 목표로 WISS를 설치키로 하고 지난 2월1일 군산시청에 산지 전용허가를 신청했으나 시청의 반려 움직임으로 3월2일 신청을 철회했다.

국방부는 오는 8월께 현지 설명회를 개최한 뒤 재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안 자료에서 “WISS 장비 설치 진행상황이 가시적일 때 미측과 (직도)사격장 사용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진행할 것”이라며 “국무조정실에 태스크포스(TF)를 편성해 군산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지원대책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WISS 장비가 설치되더라도 미군의 사격량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두 나라가 훈련량을 어떻게 할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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