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키 리졸브’ 훈련에 맞서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군사훈련으로 주민들의 생활고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선 훈련 기간 시장이 수일간 폐쇄되기도 해 주민들의 생계에 직접적 타격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북도 신의주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1일부터 전투준비태세 훈련이 시작돼, 남한의 한미훈련이 끝날 때까지 일반 가두(가정) 여성들까지 갱도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면서 “장마당에서 장사를 통해 먹고 사는 여성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현재 전시 훈련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일시적으로 장마당이 폐쇄되기도 했고, 그나마 골목장(골목에서의 장사)이나 메뚜기장(이리저리 단속을 피해 하는 장사)이 열리지만 단속과 통제가 심하다”면서 “현재 남한 훈련이 끝나는 다음 주까지 장마당을 열지 못하게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도 “1kg당 6000원 선에서 거래되던 쌀이 전투준비태세 훈련이 진행되면서 유통이 안 되고 밀수도 어려워져 며칠 만에 1000원 정도가 올라 7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일부 주민들은 노골적으로 ‘훈련을 시키겠으면 먹을 것을 줘야지 그동안 가족들은 굶어 죽으라는 건가’라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보위원, 보안원들은 ‘정세가 긴장될수록 적대분자, 불순분자들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남한과 중국에 전화하던 주민들이 ‘이런 시기에 전화하다 잡히면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당분간 가족들과 전화도 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투준비태세’가 발령돼 산에 들어가 ‘진지차지(점령)’ 훈련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생계로 해오던 장사를 못하니 가족들이 먹을 식량해결도 어렵게 됐다”며 “훈련으로 3일간 산에 올라가 있는 과정에 발과 손, 얼굴에 동상을 입은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민가가 없는 산에 가서 반토굴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당국의 통제를 피해 외딴곳으로 이사를 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예년과 달리 전투준비태세 훈련이 강화되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신의주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진짜 전쟁 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전쟁이 날 것처럼 긴장을 부추기고 훈련도 그 어느 때보다 엄격히 진행돼 이러한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