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왜 올림픽 폐막 직후 방한하나

중화민족 100년의 꿈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올림픽 폐막식이 끝난 다음날인 25일 곧바로 한국 방문길에 오른다.

후 주석이 올림픽 폐막과 동시에 외유길에 오르는 것은 일정상 불가피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후 주석에게 오는 26일부터 이틀동안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은 결코 불참할 수가 없는 일정이다.

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을 올림픽 이후에 하겠다는 약속을 깰 수도 없는 입장이 되자 올림픽 폐막 이튿날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27∼30일 먼저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도 흔쾌히 참석했었다.

중국은 당초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국을 방문하면 안되겠느냐고 한국 정부에 타진했으나 한국으로선 한중 정상회담의 중요도가 그 만큼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일정 조율에 나서 ‘올림픽 직후 방한’이라는 묘안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의 방한 일정이 1박2일밖에 되지 않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중관계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양국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이 이번에 회동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지난 5월 말 제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후속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양국 실무진은 이미 한중 공동문서 초안과 함께 에너지절약, 사막화방지, 한중 무역투자 정보망 운영, 첨단기술분야 협력, 수출입수산물 위생관리, 한중 교육교류 양해각서 초안을 확정한 상태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후 주석 입장에서는 이제 경제 챙기기가 최대 화두다.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소문을 진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후 주석은 이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강도 높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후 주석이 내심 원하는 것은 반테러 외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번 올림픽 과정에서 드러난 테러분자들의 위협을 전 세계에 선전하는 한편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한국 정부가 협력해줄 것을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겨냥한 폭파범은 테러분자고 중국을 향한 폭탄범은 인권운동가라는 서방의 ‘이중 잣대’를 지적하며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똑같은 테러범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후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나눌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최근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체제붕괴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조금씩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 ‘매파’들이 제기하는 북한 붕괴론의 근거는 이른바 ‘베이징올림픽 효과’다. 전통적으로 올림픽이 지니고 있는 개방의 물결이 주변의 고립된 국가를 붕괴시킨 전례가 많다는 점을 예로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시기적으로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돌입하면서 북핵문제가 교착국면에 봉착하게 되고 그에 따라 북한의 고립화가 심화되는 한편 또 다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도 두 정상이 북한 문제를 깊숙이 상의하게 될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사석에서 “백성을 굶게 하는 지도자는 국가를 이끌 자격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물론 후 주석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적시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을 빗댄 표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만일의 경우 북한이 스스로 붕괴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인민해방군을 북한에 투입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확보한다는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했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한국이나 미국 군사력과 대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양국이 이번에 발표할 공동성명에 고위급 전략대화 정례화와 군사당국간 상호연락체계 강화 등이 포함된 것을 주의깊게 봐야 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두 정상간에 중국인들의 ‘혐한론’ 문제를 논의될 여지도 있으나 후 주석은 이것이 올림픽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지 중국인 전체가 혐한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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