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북한선 `서먹’ 베트남선 `적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혈맹인 북한과 한때 적국이었던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그가 양국에 보여준 태도가 자연스럽게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교적 수사이기는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에선 후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북-중 및 중-월 관계가 모두 한층 긴밀해졌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단편적으로 드러난 후 주석의 태도는 두 나라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후 주석은 2박3일간의 평양 방문 일정에서 방문기간 내내 다른 국가에서와는 달리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반면 베트남에선 좀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후 주석은 지난 93년 7월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당시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이래 2000년 5월, 2001년 1월, 2004년 4월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을 맞은 적이 있어 상당한 구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 주석은 북한측이 극진한 환대를 제공한 이번 평양 방문에서 영접나온 김정일과 포옹한 것 외에는 형제동지와 같은 스스럼없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실례로 지난달 28일 김 위원장이 평양 목란관에서 베푼 환영만찬에서 후 주석은 딱딱한 태도로 만찬연설을 한자씩 신중하게 낭독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후 주석의 장기는 연설인데 이런 태도는 마음을 그다지 열지 않았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홍콩 경제일보는 전했다.

특히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1989년 당 총서기 취임 직후인 1990년 3월 북한을 방문하는 등 중국의 당 총서기는 취임후 의례적으로 북한을 먼저 방문해 왔으나 후 주석은 2002년 당 서기 추대 이후 3년이 지난 올해에야 북한을 방문했다.

반면 1979년 중국과 전쟁을 벌인 적 있는 베트남에서 후 주석은 베트남 지도층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등 북한에서보다는 훨씬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 주석은 1일 외국 지도자로선 이례적으로 베트남 의회에서 연설도 할 예정이다.

후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베트남은 자원개발을 포함 10여건의 경제협력안과 통킹만에서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하는 등 구원을 넘어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후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양국간 정치, 경제.무역, 군사관계를 강화, 베트남내에 점증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전략적 의도라고 분석했다.

서로 주고 받을게 많은 베트남과는 달리 북한에 대해선 주기만 해야한다는 중국 신세대 지도부의 속내에 깔린 불만이 후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단편적으로 드러났다 고 홍콩 언론은 평가했다.

홍콩 경제일보는 평론을 통해 이제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더이상 형제 관계가 아니라고 단정하며 1992년 한국과 중국의 수교 이후 북-중 관계는 갈수록 미묘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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