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김정일-김정은 ‘새지도부’ 방중해달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일을 포함해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부’의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 중인 저우융캉(周永康)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이날 평양에서 김정일과 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새 지도부가 중국을 방문해달라는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사실상 후계자로 확정된 김정은의 방중을 요청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미 중국은 외교부 논평과 저우융캉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3대세습을 사실상 인정해왔는데, 이번 초청으로 공식적으로 권력승계를 수용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김정일은 회담에서 “조중(북중)은 고위층이 상호 방문하는 좋은 전통을 계승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본인을 비롯한 중앙 영도집단 구성원들은 중국에 자주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의 방북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김정일은 올해 5월과 8월에 중국을 방문했다. 이 두 번의 방문에 김정은이 모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8월 방중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김일성 혁명성지 답사 성격을 띠었다. 


김정일은 이 자리에서 3남 김정은을 비롯한 새로 지도부에 입성한 인사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얼마 전 열린 당 대표자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젊고 실력 있는 동지들을 중앙 영도집단으로 받아들여 중앙 영도기구를 완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이번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 앞에 김정은을 직접 내세우는 속도전을 감행했다. 이번 발언은 김정은 후계 공식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발언이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들어 양국 정상들의 교차 방문이 빈번하고 북한이 후계체제에 조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김정일, 김정은의 동반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저우융캉 상무위원은 회담에서 “3일이라는 짧은 방문 기간 4차례나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조선노동당과 정부가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저우융캉 위원은 방북 과정에서 노동당 기념행사에 김정일과 함께 연이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