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김영일 무슨 얘기 나눴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의 방중 첫날인 23일 그를 전격 면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 주석이 북한의 특정 외교사절과 방중 첫날에 면담 일정을 잡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지난 6∼9일 방북했던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 사흘째인 지난 8일 평양에서 함흥으로 달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던 점에 비춰볼 때도 후 주석의 이런 제스처는 김 국제부장에 대한 ‘환대’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


이로 미뤄 베이징 외교가에서 김 부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갖고 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 간에 연례적인 교류가 있어왔기 때문에 모양새로 볼 때 김 부장의 방중은 왕 대외연락부장의 방중에 따른 답방이지만 ‘내용’은 그 이상 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현재까지 공개된 후 주석의 이번 회동에서의 발언은 지난해 외교관계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친선을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켰다면서 “조선 인민이 당 창건 65돌을 맞는 올해 강성대국 건설과 나라의 자주적 평화통일 실현, 대외관계에서 새로운 성과를 이룩할 것”이라는 ‘외교성’ 발언에 그쳤다.


그러나 주목되는 것은 비공식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느냐다.


핵심은 이미 왕 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후 주석의 구두친서를 전한 만큼 여기에 김 부장이 어떤 ‘회답’을 갖고 왔느냐에 쏠린다.


물론 지난해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방중 초청을 했어도 이에 응하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이와 유사한 입장을 보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주목되는 것은 왕 부장의 방북 때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6자회담 재개에 관련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점에서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6자회담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한 후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부장이 이번에 13∼14명이라는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온 게 중국측과 김 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사전 정지작업을 위한 것이며 결국 이미 6자회담에 대한 입장이 대강 정리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한다.


통상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의 노동당 국제부와 중국의 공산당 대외연락부 간에 협의가 이뤄진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중에서 이뤄질 양국간 경제협력과 관련된 내용은 중국 권력 핵심층이 참여하는 외교 또는 경제 영도소조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김 부장의 중국 방문을 그대로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연결시키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한 소식통은 “일단 김 부장의 방중 만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연결짓는 것은 다소 섣부른 일”이라면서 “그러나 김 부장의 방중 일정과 그 이후의 양국 움직임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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