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체제 구축 소극적 김일철·오극렬 조기 퇴진”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군부 엘리트들이 조기 퇴진하거나 위상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4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개최한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엘리트·정책·안정성’이란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김일철 전 인민무력부장과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사례를 들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소극적인 역할을 한 인사들은 조기퇴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조기 퇴진을 강요당한 대표적인 경우는 김일철을 들 수 있다”며 “그는 2009년 2월 인민무력부장에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으로 강등된데 이어 2010년 5월에는 ‘연령상의 관계(80세)’로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는 불운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어느 곳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최측근 엘리트들은 단기간 내 초고속 승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위부의 우동측 제1부부장은 2009년 4월 인민군 상장으로 임명된 지 1년만인 2010년 4월 인민군 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또한 황병서 군사 담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2010년 9월 오일정 민방위부장(또는 군사부장)과 함께 중장에 임명된 지 약 6개월만인 2011년 4월 다시 오 부장과 함께 상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김정은의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또한 보위사령관 출신인 김원홍은 2009년 2월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지원하기 위해 군 총정치국 조직 담당 부국장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원홍은 2009년 4월 14일 인민군 대장 승진에 이어 2010년 9월 28일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는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에도 임명됐다.


정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위한 군 지휘부 개편에 이어 2009년 하반기에는 김원홍을 통해 김정은에 대한 군 총정치국의 직보체계도 수립돼 김정은이 보다 확고하게 군대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직지도부 리용철 군사 담당 제1부부장이 2010년 4월 사망한 후 현재 김경옥 제1부부장이 후임자로서 김정일과 김정은의 군 부대 시찰에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며 김 부부장이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정은이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행정부를 통해 이 같은 신진 파워엘리트들에 대한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 선출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총비서 다음가는 조직비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이미 2009년 상반기부터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를 통해 파워 엘리트 인사에 관여하기 시작했다”고 관측했다.


이어 “김정은은 2009년 하반기에는 김정일이 직접 챙겨야 할 핵심적 사안을 제외하고는 장성택 당중앙위원회 행정부장, 리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합의해 군대와 당의 중요 정책을 결정했다”면서 “김정은은 특히 2010년 9월에 개최된 당대표자회에서의 인사 결정을 주도함으로서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핵심요직에 포진시켰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연구위원은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위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당중앙군사위원회는 과거와 달리 군사 부문과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상설지도기관으로 격상됐다”면서 “김정은이 이 권력기관의 부위원장직에 임명됨으로써 군대에 대한 지도권, 고위 군 간부에 대한 인사권, 군사정책 결정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군대도 일상적으로 지휘·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