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김정운도 북한 붕괴 막지 못한다”

북한에서 김정운에 대한 후계 세습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더라도 김정일 사후(死後) 북한 체제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11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가 격월로 발간하는 ‘NK비전’ 7/8월 호를 통해 “북한 체제가 김정일에게 고도로 집중된 권력과 권위에 지나치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 내외부의 복잡하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권력교체기는 이것이 큰 약점이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특히 “권력 교체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후계자에게 중요한 결함이 있을 때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현재 김정일의 건강 상태는 급속히 악화되고 있고 그 때문에 후계작업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렇게 급한 후계작업이 특별한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런 조건에서도 김정운의 정치적 능력이 탁월하다면 10~20년 정도의 권력 유지, 체제유지가 가능할 수 있다”며 “그러나 권력 교체 과도기의 어려움은 헤쳐 나가기 어렵고, 설사 과도기를 잘 통과했다 하더라도 그 후의 수없이 많은 어려움들을 극복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북한 주민들도 이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충성심 같은 것은 별로 없다”며 “김정일의 경우에는 80년대부터 우상화하던 관성이라도 있지만 김정운의 경우에는 그런 관성조차 없기 때문에 우상화하는 과정부터가 매우 험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것은 더욱 어렵고 위험한 일이다”며 “공포시스템도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잘 작동하고 있지만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의 지배 엘리트들도 지배 체제에 대한 주인의식이 약하고 김정일의 신하라는 의식이 강하다”며 “이들은 체제 붕괴의 전조현상이 일어나는 초기에는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할 수도 있겠지만 체제 붕괴 현상이 뚜렷해지면 체제붕괴를 막는 것보다는 자기 살 길을 찾기 바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이 현재 자발적으로 민중 봉기를 일으킬 의식적, 조직적 준비는 되어 있지 않지만 권력층 내의 동요나 불안이 생기기 시작하면 결국 체제붕괴의 마지막 힘은 주민으로부터 나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리고 일부 주민들의 동요가 권력 동요의 계기를 마련해 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동안 구축해놓은 강력한 수령독재체제가 너무나 견고해서 만약 ‘국제공산주의의 붕괴’나 ‘한국과 중국의 영향’과 같은 외부 영향만 없다면 쉽게 흔들리기 어렵게 되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 체제가 완전히 붕괴하더라도 북한 엘리트들과 주민들의 자기보호 본능상 아주 이질적인 한국식 체제보다는 이질성이 좀 덜한 중국식 체제로 가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조선노동당이 이름을 바꾸어, 혹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이후 정국에서 결정적 역할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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