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에서 밀려난 김정남-김정철의 운명은?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수여 받으며 후계자로 공식화되는 과정에 돌입함에 따라 김정일의 남은 두 아들인 김정남과 김정철의 앞으로의 운명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일적 지도체제를 내세우고 있는 북한에서는 후계자의 권위에 도전할 만한 세력이나 인물은 애초부터 권력 가까이에 발도 붙일 수 없다.



김정일의 경우에도 후계자로 낙점된 1970년대 이후 자신만이 김일성의 대를 잇는 정통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변 위험세력에 대한 숙청작업을 철저히 단행했다.



김정일은 특히 후계자의 자리에 올라선 직후 의붓 어머니인 김성애와 그의 아들들인 김평일, 김영일을 ‘곁가지’ 세력으로 규정했다. 오로지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직계가족만이 혁명의 대를 이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곁가지’ 세력들은 김정일에 의해 모두 북한의 정치 무대에서 내쫓겼다.


이로 인해 이복동생 김평일은 줄곧 재외 대사를 지내며 평양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고, 김영일도 독일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을 지내다 간암으로 사망했다.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자신과 어머니가 다른 김정남이 ‘곁가지’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여배우였던 성혜림(2002년 사망)과의 사이에서 1971년 출생했다. 김정남은 실질적인 김정일의 ‘장남’이지만 김정일이 다른 남자의 부인을 가로채 태어난, 말하자면 ‘사생아’ 신분이다.



‘지도자’ 동지가 유명 여배우를 몰래 데리고 살았다는 사실이 북한 주민에게 알려진다면 김정일의 권위를 상처를 입힐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결국 김정남은 ‘비운의 왕자’로 그동안 권력의 양지로 나오지 못했다.



김정일은 실제 첫 아들인 김정남에게 극직한 애정을 쏟았지만 1970년대 후반 둘째 부인인 고영희를 얻은 후로는 김정남에 대한 사랑이 급속히 식었다고 한다.


한편, 가부장적 사고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북한에서 장남 김정남이 아버지를 이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어머니인 성혜림이 모스크바 병원에서 외로히 죽고, 이모인 성혜랑은 서방에 망명하는 사건 등을 겪은 이후부터 김정남 스스로도 권력 중심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정남이 결정적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것은 2001년 5월 1일 위조여권을 갖고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밀입국 하려다 체포된 사건 때문이다.



당시 김정남의 체포 소식은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중국 베이징 공항에 내린 정남은 이후 한동안 북한에 들어가지 않고 중국, 러시아, 홍콩, 마카오 등을 떠돌아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고영희가 사망한 이후에 김정남이 그동안의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들어와 후계자 다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었다.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그 남편인 장성택이 김정남의 후계 지명을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았었다.



여기에 중국이 외부 사회를 오래 경험한 김정남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이끌기에 유리하다고 판단, 정남을 후계자로 적극 후원하고 있다는 설도 나돌기는 했었지만 현실성이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또한 최근 김정남의 행적을 봤을 때 북한에서 권력을 잡겠다는 야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과 마카오를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은 카지노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북한 내부의 정치적 상황에 전혀 개입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극함에 따라 삼촌 김평일처럼 해외 유랑 생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김평일은 해외 대사라는 공식 직함이라도 있었지만 김정남의 경우 뚜렷한 지위 없이 방탕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남의 이러한 행태로 볼 때 머지않아 서방 세계로의 망명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복동생인 정은이 권력을 잡았을 경우 ‘곁가지’로써 자신의 안전과 장래를 보장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의 경우 ‘곁가지’ 대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김정은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에서 견제대상이 될 수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도 언론 등에서는 김정철이 후계자로 정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었다.



김정은과 함께 스위스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김정철은 개인적 자질 면에서 동생에게 뒤쳐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김정일의 요리사를 지냈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아들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리더십과 권력욕이 있어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김정철이 김정은을 위협할 만한 대상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친혈육이라는 점에서 김정철이 요직에서 김정은을 보좌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극도로 폐쇄된 북한의 통치 구조상 결국에 믿을 것은 가족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일이 김경희를 곁에 뒀던 것은 권력 투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여자 형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김정철에 대해서는 일정정도 거리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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