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문제가 北 도발행위 촉발’ 의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일 “북한의 지도부 상황이 불투명하다”면서 “권력 승계가 일어나면, 그것이 평화적이라 하더라도 더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북한 내부에서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더 도발적인 행위를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 권력 내부에)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과 잇딴 호전적인 대남공세가 후계구도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이상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클린턴의 분석이 적중했다면 대포동미사일2호 발사 준비를 노출하면서 호기를 부리던 북한 당국으로서는 최고지도자의 승계 문제가 결부돼있다는 이러한 지적에 급소를 찔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긴장고조 조치가 북한 후계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한 전문가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김영환 연구위원이다.

김 연구위원은 18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지난해와 올해 북한의 대남압박은 차이가 확연하다”며 “이같은 대남 압박은 북한의 후계 문제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처럼 김정일의 후계구도 문제가 구체적으로 보도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김정일이) 후계구도를 간부와 주민들에게 전달하여 반발하는 간부들을 처단하고 자신의 의도를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내부적으로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기 조성이 후계문제와 어떤 면에서 구체적 연관성이 있는지 김 연구위원의 분석을 들어봤다.

김 연구위원은 20일 데일리엔케이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김정일 입장에서는 대외적으로 긴장이 있어야 내부의 불만의 목소리가 약해진다고 볼 수 있다”면서 “군 내부에서 김정일이 지명한 후계자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움직임이 싹틀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 후계문제와 관련된 보도 및 소식통, 후계군의 면면을 살펴볼 때 3남 김정운이 후계 낙점을 받았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내외적으로 긴장을 조성하면 후계자와 그의 후견인을 포함한 후계 준비집단에 ‘대를 이어 철저히 혁명하라’는 상황적 교훈을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서 “후계 통지를 하는 동시에 북한을 둘러싼 위기의 실체에 후계자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실례로 보여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후계자는 대를 이어 강력한 혁명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면서도 역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북한은 대남 위협으로는 효과가 적기 때문에 대포동2호로 대미 효과를 노리고 있는데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 내 여론이 급속히 악화돼 대북 강경책이 여러 가지 형태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김정일은 실험이 성공하면 미사일을 판매해서 실질적인 이익도 노리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미국이 군사적 조치까지 동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도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정일은 미국이 군사적 공격을 하려고 해도 중국이 있기 때문에 실제 위협 이상을 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포동2호 발사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밀고 갈 수도 있다”면서 “한국이나 미국이 이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