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서 보위원 아내 살해사건 발생…보복살인 가능성 높아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보위원의 가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 보위부 보위원의 아내 김모 씨가 지난달 28일 오전 10시경 미상의 인물로부터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선 지 3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김 씨는 사건 당일 ‘당신의 어머니가 급한 일이 생겼으니 2만 원(북한돈)을 가지고 동물원 앞으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급히 돈을 가지고 해당 장소로 나갔다.

보위원 남편은 집을 나간 아내가 점심시간이 돼서도 집에 오지 않자 장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 엄마가 아직 집에 있느냐‘고 물었으나, 장모는 ’딸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고, 집에 온 일도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상한 낌새를 차린 보위원은 즉각 시(市) 보위부와 안전부에 신고했고, 결국 김 씨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더욱이 김 씨의 시신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로 마대에 담겨 동물원 주변에 유기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해당 보위원에 앙심을 품고 그 가족에 앙갚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며 “보위성과 보위원들의 과잉 충성이 불러온 주민 피해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커서 원한이 쌓인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보위원들은 체제수호를 위해 내부의 정치 및 사상 동향 이상자를 감시하고 간첩을 색출해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각 도·시·군은 물론 리 단위에까지 보위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기관·기업소 등에도 보위원이 파견돼 주민 단속과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회령시와 같은 국경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중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해 외부와 통화하다 보위원들에게 붙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붙잡힌 주민들 대다수가 간첩 혐의로 공개처형을 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보위원들은 붙잡힌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추방 조치하는 등 처벌을 내리고 있어 이에 불만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앙심을 품고 항시적으로 보복할 기회를 노리는 주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국경봉쇄가 1년 넘게 지속되자 주민들은 더 버티기 어려워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실정을 알면서도 보위원들은 사상 동향을 장악하고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을 괴롭히고 무자비하게 처벌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