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서 모녀-안전원 난투극…‘거주 등록’ 문제 협박에 반발”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삼봉 모습. /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안전원(경찰)과 모녀(母女) 사이에 난투극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약자로 취급받던 여성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사람에게 반발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관측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7일 회령시에서 안전원이 지역 주민이 서로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유선동에 사는 최(50대‧여) 씨의 집을 찾았다가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 씨에게는 군대에 다녀온 20대의 딸이 있다. 이 딸은 군대에서 제대한 지 9개월이 넘었지만, 청년동맹 조직과 안전부 주민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 어떤 조직의 통제도 받지 않았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담당 보안원은 매일 아침 찾아와 이 문제를 두고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봉쇄의 장기화로 공안기관 성원들이 담배 한 갑 값이라도 벌기 위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다니고 있는 것.

특히 담당 안전원은 사건 당일 아침 최 씨에게 “딸 거주 등록은 왜 아직 안 하고 있는가” “중국으로 뛰려는 것 아닌가? 이달 중으로 하지 않으면 노동단련대 가야 한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이에 최 씨는 “제대되어 온 딸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새 옷 한 벌 제대로 입히지 못했다” “조국을 지키고 돌아온 내 딸에게 당신이 뭐길래 내 딸을 못살게 하느냐”며 담당 안전원과 몸싸움을 벌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지켜보던 딸도 합세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군대 복무를 마친 청년들은 고향으로 보내진다. 이때 15일 안으로 해당 조직명에 따라 조직등록과 거주 등록을 하고 직장 배치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배급과 월급 등 사회적 보장과 혜택이 없어진 북한에서 여성 제대 군인들, 특히 입당하지 못한 청년들은 조직등록과 거주 등록을 늦게 하는 편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여성 제대군인들의 경우 당원이 아니면 정치적으로 큰 문제시 되지 않기 때문에 조직등록과 거주 등록을 하지 않고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몇 년까지 무직으로 살기도 한다”면서 “그만큼 청년들이 사회에 기대하는 바가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으로 최 씨 모녀는 안전원 폭행 혐의로 현재 회령시 안전부에 구류됐다”면서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안전원을 폭행한 만큼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