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꾼’이 돌아본 남북회담사

“남북대화에 마주 앉은 당사자들은 전장에 나가는 전투원의 자세로 임했고 상대에 일격을 가하는 심정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필두로 남북간의 크고 작은 회담에 직접 참가했던 ’회담꾼’들이 직접 정리한 남북회담사가 책으로 나왔다.

남북공동성명이 나오기까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북한국장으로 실무총책을 맡았고 현 통일부 회담사무국의 전신인 회담협의조정국 국장을 했던 강인덕(康仁德) 전통일부 장관은 대북 실무 전문가들과 함께 「남북회담:7.4에서 6.15까지」를 발간했다.

강 전 장관은 이 책의 서문에서 “남북대화 실무자들은 대화 중단만은 피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한번도 늦춘 적이 없었다”며 “이런 신념이 있어 정권교체로 새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남북대화의 지속을 천명했고 대화의 횟수가 늘어감에 따라 화해와 협력을 위한 대화로 전환됐다”고 회고했다.

이 책은 김대중 정부를 기준으로 그 이전 남북회담은 북한을 대결과 경쟁의 입장에서 보고 각종 협상전략과 전술로 대응.타협했고, 이후에는 포용정책을 내세워지원과 협력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두 가지 정책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이런 방식으로는 또 다시 한세대가 지나가도 북한의 수령 유일 지배체제와 공산화 통일전략을 변화시킬 수 없고 남북관계의 질적인 개선도 요원하다는 것이 이 책의 평가이다.

이 같은 평가를 토대로 이 책은 대북정책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우리가 먼저 대북, 대외, 대내 등 세가지 분야의 각종 정책을 선진국 수준으로개혁해 북한의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대북정책에서는 국민적 합의와 평화.자유.민주.복지사회 건설과 민족의 상생.공영을 위한 목표와 원칙에 입각해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와 남북간 신뢰회복을위한 비정치 분야의 교류협력을 병행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국제적으로 안보문제에 대한 국제공조를 긴밀히 하면서 국내적으로 디지털정보시대에 발맞춰 정치.경제.사회분야의 각종 제도를 과감하게 선진제도로 쇄신해 북한에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특히 이 책은 서영훈 남북적십자 본회담 대표, 이동복 남북고위급회담 대표, 이항동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 대표 등 남북회담 최일선에서 활동했던 21명의 대표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의 인터뷰 전문과 1971년부터 2004년까지 남북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남북대화연표가 담긴 부록은 남북관계를 공부하는 연구자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것으로 보인다.
극동문제연구소. 536쪽. 2만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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