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아사자 발생, 알고보니 이런 이유가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를 포함한 복수 기관의 내부 소식통들은 특히 황해도 협동농장 농장원들에게 굶주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도 식량난 소식을 접한 국내 탈북자들은 북한이 ‘선군정치’를 앞세우면서 주민들에게 군량미 납부를 의무화 하고 농장원들의 장사를 통제한 점이 아사자(餓死者)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황해남도에서 탈북한 이미경(34) 씨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농사를 지은 전량을 모두 군량미로 빼앗아 가는 일만 없으면 죽을 사람이 없다”며 “(북한에 있을 당시) 해마다 군량미로 모두 빼앗아가기 때문에 농장원들은 농사철에 먹을 것이 없어 제대로 일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 수확기가 되면 군인들이 탈곡장(脫穀場. 낟알을 분리하는 곳)을 지키면서 나오는 알곡을 족족(모두) 가져간다”며 “그렇게 해도 가져갈 양이 모자라면 개인농사로 농장원들이 거두어들인 곡식까지 ‘군량미’로 국가에 내라는 명분을 대고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농장관리를 책임지는 관리위원회는 농민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오히려 군인들에게 적극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관리위는 주민들과 군인들의 마찰을 우려해 자진해서 할당량을 내라고 독려한다는 것.   


농장원 세대는 부부(夫婦)가 협동농장으로 출근을 하기 때문에 가을 배급과 텃밭 농사를 짓지 않으면 식량을 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런데 군인들이 농장 수확물과 농장원들의 개인 농작물까지 빼앗아가기 때문에 5월이면 식량이 바닥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0년대 대아사 기간에도 굶어 죽는 사람이 드물어 이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한 점도 아사의 원인으로 꼽힌다. 탈북자 차영호(50) 씨는 “고난의 행군 기간에 평안도나 강원도에서 식량을 구하러 황해도로 찾아왔다”면서도 “지난해 수해에다 군량미로 싹 쓸어가니 한 순간에 어찌할 바를 몰라 굶주리는 처지로 나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 사람들은 장사를 하기 때문에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굶어죽은 사람을 보기 힘들다”면서 “지난해 여름부터 황해도에서 먹지 못해 일을 하다 밭머리에 쓰러지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먹을 것이 떨어진 농민들은 노골적으로 ‘먹지 못해 일을 못나가겠다’고 반항하면서 장사를 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황해남도의 모내기 소식을 전하면서 “해주시의 도급기관, 공장, 기업소들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올해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문제 해결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킬 불같은 열의를 안고 농촌지원 사업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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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