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등 곡창지대 수해 커 수확량 감소 불보듯

연이은 폭우와 태풍에 따른 수해피해로 올해 북한의 쌀 등 작물수확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해도 등 곡창지대에 집중호우가 이어져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올해 쌀 작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도 대내외 매체들을 통해 수해피해 상황을 연일 보도하는 한편, 정부·민간채널을 통해 국제사회에 수해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민화협 관계자들은 이달 13일 개성을 방문한 남측 박현석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등 일행에게 집중호우로 황해도 지역만 농경지 4만 8000 정보가 침수됐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0일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황해북도에 1000여 정보의 농경지에서 수확을 기대할 수 없게 됐고, 황해남도는 2만 3000여 정보의 농경지가 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무이파에 앞서 집중호우 피해도 작지 않았다. 통신은 6일에도 “무더기비로 전국적으로 4만 8000여 정보의 논과 밭이 침수·매몰·유실되어 올해 농업생산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통일부는 지난달 29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 대내외 매체들의 보도를 분석, “초보적으로 집계된 자료에 의하더라도 황해남도에서 3만 6000여 정보(357㎢)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그 중 2만여 정보(198㎢)의 논밭은 곡식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물에 잠겼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북한이 세계기상기구(WMO)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개성 853㎜, 해주 829㎜ 등 7월에만 황해남도 주요 시·군에 1년 강수량 절반가량의 비가 내렸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황해남도의 재령평야(1천350㎢)와 연백평야(1천150㎢)는 북한 전체 논면적(6천90㎢)의 41%를 차지하고 재령·연백평야와 평안남도의 평양평야(950㎢)가 북한 쌀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한다. 북한이 황해도 지역의 수해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계간 북한농업동향’ 제13권 2호에 게재한 글에서 올해 7월 말까지 북한의 수해가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7월 말까지 황해도, 평안남도, 함경남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평년의 2∼3배에 달하는 강수량을 기록한 지역이 많고 (수해 피해가) 주로 곡창지대에서 발생했다 “며 이미 농경지 8만㏊가 침수돼 지난해(3만㏊ 침수) 보다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황해도 등 북한의 곡창지대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올해 쌀 등 작물 작황에도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도 14일 “올해 작물수확량 등은 어느 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올해 주요 곡창지대의 농경지 피해가 클 경우 쌀 등 작물수확량이 급감해 식량난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